사람은 혈액형이 다른 피를 수혈받으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모기는 혈액형을 가리지 않고 피를 빨아 먹으면서도 왜 전혀 이상이
없을까.

고등 동물은 외부의 이물질이 체내로 들어올 때 이를 방어하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밖에서 들어온 이물질은 항원이 되고 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가 몸
속에서 만들어져 이물질에 대항한다.

사람은 다른 혈액형 인자가 섞이면 생체내의 기존항체와 반응하거나 새로운
항체가 만들어져 혈액을 응고시킨다.

그 결과 혈관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모기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혈액형이 달라도 항원
항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피가 섞여도 이상이 없다.

또 모기가 빨아먹는 피는 위장에서 소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이것은 사람이 소나 돼지의 피가 응고된 선지를 먹어도 괜찮은 것과 같은
이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