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의 어둠을 뚫고 산에 오르자면 저절로 경계심이 생겨난다.

울퉁불퉁한 돌부리에 걸리지 않을지, 혹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나
않을지 본능적으로 경계심이 일어난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를 이용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주가를 잡아당기자
싯가총액 상위 20위권에 속한 종목이 일제히 경계심을 나타냈다.

혹 선물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른다면 먼저 매를 맞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가 장세향방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은 경험칙으로도
입증돼 있다.

20위권 바깥에 있는 종목이 늠름한 것은 그런 속사정을 읽고 있다.

경계감이 있는 곳엔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