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의 프로그램속 간접광고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쇼 오락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최근엔 드라마까지 노골적인 광고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퀸"을 보자.

"퀸"은 지난달 11일 방영 첫날부터"빙그레 요구르트 아줌마"를 등장시켰다.

빙그레는 퀸의 촬영협조업체.

이후 이 회사의 로고가 새겨진 가방과 요구르트 "닥터캡슐"이 적극적으로
부각됐다.

극중 여주인공인 순정(이나영분)과 장미(윤해영분)가 전화 음악메시지
서비스 "700-5425"를 자주 이용하는 것도 지나친 간접광고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주에는 장미가 전화버튼을 하나하나 누르는 장면을 클로즈업
하기까지 했다.

이나영은 실제 이 서비스의 광고모델이기도 하다.

최근 끝난 SBS의 월화 드라마 "고스트"도 간접광고행위가 두드러졌다.

한국통신의 "ISDN II"나 "코넷"의 광고가 눈에 띄게 등장했다.

연기자가 의상 협력업체의 상표가 부착된 의상을 입고 있는 모습도 상당시간
방영됐다.

오락프로그램 진행자나 출연자들이 의도적으로 특정회사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MBC 21세기 위원회, SBS "남희석-이휘재의 멋진만남" "좋은 친구들" "기쁜
우리 토요일"이 대표적.

특히 SBS는 출연자가 입고 있는 의상의 상표를 모자이크 처리하면서 오히려
그 부위에 시선을 집중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방송위원회가 펴낸 "99년도 상반기 방송심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
광고를 사유로 제재한 횟수가 가장 많았다.

의상관련 간접광고 제재의 경우 그 건수가 8월현재 지난해 전체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기 신임 방송위원장은 "최근 간접광고가 남발되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위의 제재는 실효성이 부족한 형편이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들이 사회적 공기로서 지켜야 할 윤리를 자각하는
일이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