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7일 배럴당 21달러, 지난 9일에는 배럴당 23달러를 각각 넘어섰던
국제유가(WTI 10월물 기준)가 13일에는 배럴당 24달러를 넘어서 본격적인
고유가의 경계선인 배럴당 25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배럴당 25달러는 시간 문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연말까지 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으로 솟구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국제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는 이유는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공급은 오히려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분기만해도 국제 원유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3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을 하루 4백3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러시아 멕시코 등 비OPEC 국가들까지도 이같은 감산정책에 동조하고 나서
이들 국가의 감산량까지 합치면 하루 원유 감산량은 지난 3월 이전에 비해
무려 5백만배럴 가량 줄어들었다.

OPEC 회원국들간의 높은 감산 이행률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감산이행률은 지난 3월 이후 계속 높아져 지난달에는 사상 최고치인 92%에
달했다.

감산 이행률이 계속 높아진다는 것은 원유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
한다.

이에따라 지난 8월 세계 원유생산량은 하루 평균 7천3백15만배럴에 그쳤다.

반면 원유 수요는 4.4분기중 하루 7천7백만배럴선까지 늘어날 것으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 있다.

원유 다소비국가들이 대부분 북반구에 있어 겨울로 접어들면 난방용 원유
소비를 크게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경기회복과 미국의 호황지속으로 인한 원유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유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OPEC 회원국들의 감산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원유 재고량이 아직 이들의 목표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유재고량은 적정재고량(85일 비축분)보다도 2억1천만배럴 가량 많은
상태이다.

그러나 현재의 감산추세라면 올해말까지는 이들 초과재고가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초과재고가 소진되면 산유국들이 원유증산에 나서 유가가 하향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부분 산유국들이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감산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이같은 분석의 배경이다.

그러나 OPEC 회원국들이 오는 22일 총회에서 감산합의를 내년까지 연장키로
할 경우 유가상승세는 좀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 김선태 기자 orca@ >

[ 용어설명 ]

<> WTI/브렌트유/두바이유

원유의 종류는 생산지역과 화학적 성분 등에 따라 수십개에 이른다.

이중 미서부텍사스중질유(WTI:West Texas Intermediate)와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중동의 두바이유가 국제유가흐름을 선도하는 3대 기준유다.

WTI, 브렌트, 두바이 순으로 값이 비싸다.

품질과 생산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보통 이 3개 유종간에는 각각 배럴당 1-1.5달러의 가격차가 있다.

WTI는 미텍사스주 서부와 뉴멕시코주 동남부에서 생산된다.

브렌트유는 단일 유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고 북해 인근 9개 유전에서
생산된다.

두바이유는 중동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채굴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