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영 < 영 인터미디어 대표 yinter@chollian.net >

"말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며칠 전 TV뉴스기사 가운데 하나로 등장해 눈길을 끈 내용이다.

종래에는 정치인 등 일부 계층 사람들이나 필요로 할 것이라고 믿었던 화법
강의에 일반인들이 크게 붐비고 있다는 얘기였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하고 의사표현을 정확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사업적 성공과
직장에서의 출세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 그 요인이란
설명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접하면서 무릎을 탁치는 심정이 되었다.

나 자신, 말을 다루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아나운서 출신이란 점 때문
이겠지만 최근 1, 2년 사이 주변에서 화법과 관련해 고민을 상담해오는
사람들이 부쩍 많은 것을 피부로 느껴오던 터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일반인들이 출연이나 인터뷰
등으로 미디어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말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실질적 필요성이 늘어나는 듯하다.

한번쯤 미디어의 가공할 위력을 체험해본 사람에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겠지만.

유교적 전통을 존중하며 생활해온 기성세대들은 언어훈련 한번 제대로
받을 기회 없이 어느 순간 급격히 변모된 사회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을 맞고 있다.

예외 없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화술을 지닌 사람들이 대접받고
각광받는 시대가 됐으니 말이다.

능력 있는 리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야 할 경영자들에게 있어 효과적인
말하기 구사능력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당연하다.

직업적 특성상 언어생활에 민감한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말하기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높아진 최근의 현상이 일단 반갑다.

다른 능력에 비해 화술이 부족해 손해를 보는 사람들을 보며 내심 안타까운
적이 많았는데 스스로 개선의지를 갖는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다.

구하라, 그러면 얻으리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