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파이낸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부산과 대구지역의 파이낸스 회사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다.

부산의 청구파이낸스는 14일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몰리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자 영업을 전격 중단했다.

직원들도 잠적했다.

청구 파이낸스의 계열사인 대구의 청솔파이낸스도 이날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단했다.

부산지역의 파이낸스사들은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중도환매를 중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회사만 중도환매 금지 계약을 맥고 있는 상태여서 투자자들이
몰릴 경우 파이낸스사들은 심각한 운영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과 대구 지역은 물론 다른 지역의 파이낸스회사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청구파이낸스(대표 김석인.35.부산 수영구 남천동 대양빌딩)는 이날 오전 9
시부터 부산 울산 서울 등 전국 35개 지점의 문을 굳게 닫은채 업무를 중단
했다.

청구 파이낸스에는 3천여명이 1천억원 정도를 투자했으며 직원 1천여명도
회사에 수십억원의 돈을 맡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구는 부산의 파이낸스 업계에서 자본금기준으로 4위의 회사다.

청구는 지난 97년 11월 자본금 1백1억원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며 청구상사
청구마트 청구농원 등 계열사를 11개로 확장해왔다.

청구 파이낸스 역시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들에게 연리 25% 이상의
높은 이자를 주겠다며 자금을 모아 계열사를 늘리는 데 써 왔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 데다 삼부파이낸스 사태가 느닷없이
터져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포항 고려투자컨설팅 김두만(32) 대표는 20일 동안 맡기면 원금과
20%의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2백여명의 투자자로부터 20억원을 끌어들인뒤
13일 잠적했다.

업계에서는 삼부파이낸스와 청구파이낸스 외에 다른 파이낸스사 3~4개도
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NC 대민 청진 등 5개 파이낸스사들은 이날 오후 부산파이낸스협회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번 고비만 넘길 경우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공동대
응책을 협의했다.

이에따라 각사는 계약서에 규정이 있는 경우 고객들의 중도환매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

만기가 도래한 자금만 지급할 경우 어려운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판단
에서다.

그러나 고객과 중도환매 금지 계약을 맺지 않은 경우엔 회사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파이낸스사들의 합병을 추진, 자본력을 키우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대구 신경원 기자 shinki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