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갑자기 모의고사를 보지 말라고 각급 학교에 지시하는 바람에
전국의 2백60여개 고교가 무더기로 예정된 시험을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주관으로 치른 모의고사는
당초 전국 1천5백여개 고등학교에서 60만명의 고3생들이 신청했으나 이중
2백여개 학교가 하루전 갑작스럽게 시험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2 학생들을 상대로 한 대성학원 모의고사도 시험을 신청한 20만명중
60개학교 7만여명의 학생들이 시험 신청을 취소, 모의고사비를 환불하는 등
소동이 일어났다.

이는 교육부가 지난 13일 고3은 1년에 2번, 고2는 1번으로 제한된 모의고사
실시 규정을 준수하라고 각 시.도 교육청에 지시하고 교육청이 전국의 고등
학교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데 따른 것.

이에따라 갑자기 시험이 취소된 학교의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은 "수능을
불과 두달 앞두고 준비해온 모의고사를 갑자기 보지 않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교육청 등에 반발하고 있다.

서울 K고 성모군은 "모의고사 실시 하루전에 시험이 취소되면서 시험지를
구해보려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학교 진학지도실이 아수라장이 됐다"며
"왜 학생들이 시험보려는 것을 억지로 막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사설 입시학원이 실시하는 모의고사를 규정된 횟수
이상 치르는 고교에 대해 교장 문책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