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16일자) 고유가시대 본격화 되는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제원유값(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이 지난 9일 미국 뉴욕상품시장에서
    배럴당 23달러선을 넘은지 나흘만인 13일에는 24.2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대로 가면 25달러선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올겨울에는 30달러선을
    넘으리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에너지수요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우리는 물론이고 가까스로 위기
    국면을 탈출한 세계경제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감산정책이 몰고올
    파장은 자못 우려할 만하다.

    국제원유값이 배럴당 24달러선을 넘었다는 것은 본격적인 고유가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뜻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렇게 되면 원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속화, 미국의 무역수지적자
    확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시아경제 타격, 국제금융시장 교란 등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

    더구나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올초만 해도 한자릿수였던 원유값이 급등세로 돌아선 계기는 지난 3월23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원유생산 감축을 결의한 OPEC 석유장관회의다.

    하루평균 2백10만배럴의 감산규모는 당시 공급과잉인 1백50만배럴을 상쇄
    시키고도 남는 물량이다.

    특히 감산합의 이행에 회의적이던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OPEC 회원국
    들이 갈수록 감산합의를 강도높게 이행한 것이 원유값 상승을 가속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이다.

    석유공급 축소와는 대조적으로 올들어 석유수요는 크게 늘어났다.

    주로 아시아권의 경기회복세와 미국경제의 호황지속 때문이다.

    당장 우리의 경우만 봐도 최근 석유소비량이 외환위기 발생전 수준을
    넘어섰다.

    국제석유기구(IEA)는 북반구가 겨울철을 맞는 올 4.4분기에 석유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늘어난 하루평균 7천7백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올겨울 석유파동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주목할 점은 현재의 원유값 상승이 중동위기와 같은 정치.군사적인 돌발사태
    때문이 아니라 수급불균형 탓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수급불균형만 바로 잡으면 원유값은 다시 안정될 것이다.

    최근의 원유값 급등도 다분히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

    이래저래 오는 22일 빈에서 열리는 OPEC 총회는 괌심사다.

    감산결정을 재고한다면 더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산유국들의
    원유재고량이 충분해 내년 봄까지는 감산정책을 유지하리라는 전망이 우세
    하다.

    배럴당 24달러를 넘은 국제원유값이 본격적인 고유가시대 개막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에너지 소비절약 등 대책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

    ADVERTISEMENT

    1. 1

      [토요칼럼] '후덕죽의 칼'이 주는 교훈

      최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흑백요리사2’에서 가장 시선을 끈 출연자 중 하나는 후덕죽(候德竹) 셰프다. 신라호텔 팔선 출신으로 올해로 57년째 ‘웍질’을 하고 있는 한국 중식계의 산증인이다. 요식업계에선 전무후무한 ‘셰프 출신 그룹 임원’(신라호텔 상무)이라는 타이틀을 단 인물이기도 하다. 잿빛으로 센 머리와 주름진 손등은 오랜 시간을 단련한 증표다.그는 경연 내내 말보단 태도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줬다. 팀 대항전에서 후배 임성근 셰프가 소스 담당을 자처할 때, 팀원들 사이엔 묘한 정적이 흘렀다. 반신반의하는 눈빛 사이로 후 셰프는 짧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기(임 셰프)가 리더해.” 의심을 걷어내고 책임을 건넨 한마디였다.압권은 그다음 장면이다. 임 셰프가 후 셰프의 칼을 허락도 없이 집어 들어 거침없이 마늘을 으깨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요리사에게 칼이란 전쟁터의 총이자 자부심 아닌가. 그럼에도 그의 입에선 호통 대신 격려의 말이 흘러나온다. “(내) 칼을 아주 잘 쓴다!” 거장이 보내준 무한한 신뢰 덕이었을까. 그가 속한 백수저팀은 임 셰프의 소스를 넣은 요리로 대중평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이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은 이유는 우리 사회의 풍경과 정반대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댓글창 등 오늘날의 공론장엔 다른 세대를 향한 날 선 대화만 가득하다. 기성세대는 젊은 층을 ‘MZ’라는 편리한 카테고리로 묶어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집단’으로 치부한다. 반면 젊은 층은 나이 든 세대를 ‘꼰대’라고 칭

    2. 2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읽는 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시끄러운 평화 협상 과정보다 중요한 뉴스는 유럽이 향후 2년에 걸쳐 신규 자금 1050억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역량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머릿속에서 작동하던 ‘희망의 시간표’를 뒤흔든다.이번주 푸틴 측 약점이 드러났다. 푸틴은 군 지휘관과의 공개 회의에서 전황에 관해 과장된 보고를 들었다. 푸틴의 ‘노쇠한’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푸틴 거처가 우크라이나 드론 91대의 비열한 공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꾸며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약점 드러낸 푸틴트럼프는 중립적이고, 이해관계 없는 중재자 역할을 하며 그의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훈련, 전술 정보를 지원하고 있다. 푸틴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미국 무기는 여전히 공급되지만 유럽을 경유해 세탁된다. 트럼프의 정치적 위신은 공식적으로 ‘평화’ 외에 어떤 특정 결과에 걸려 있지 않다. 그는 진정으로 중립화된 우크라이나가 자신이나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사실 트럼프는 여러 가지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며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실제 평화가 성립되기 어렵다. 푸틴의 계산을 바꿀 ‘몽둥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비판자들이 기다려온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할 수도 있다. 이 전쟁은 결국 ‘트럼프의 전쟁’이 될 것이다. 그는 푸틴과의 확전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고,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크지만 ‘MAGA(미국을 다시 위

    3. 3

      [취재수첩] 기술 빼앗긴 기업이 법정서 피해 숨기는 이유

      “기술 유출의 실질 피해자인 기업이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는다.”지난달 경남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재판부는 장보고함-Ⅲ 기술을 대만에 넘긴 전직 해군 중령인 방위산업 기업 대표 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A씨는 2019~2020년 옛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기술자를 통해 불법 반출한 도면 등 핵심 기밀을 총 1억1000만달러에 대만에 팔아넘기려 했다.하지만 한화오션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 “범죄와 관련 없다”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재판부가 “실체 규명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법정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 한국 잠수함의 핵심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해외로 넘어갔는지 실체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방산기업이 과거 기술 유출 의혹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배경에는 ‘방산 기술 보안감점제도’가 있다. 2014년 이 제도를 도입한 정부는 보안사고가 발생한 방산기업의 정부사업 입찰 평가 점수(100점 만점)를 3년간 3점 감점한다. ‘기술을 지키지 못한 책임’에 대한 일종의 벌점이다. 업계에선 “결과는 1점 이내에서 갈린다”며 “‘-3점’은 사실상 입찰 탈락을 의미한다”고 말한다.방산기업과 달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등 첨단 제조 기업은 범죄가 확인되면 내부 가담자를 즉각 색출하고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한다. 세계 2위 수준의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기술을 유출당한 LG화학은 현재 진행 중인 2심 재판부에 “엄정히 처벌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유독 방산기업만 기술 유출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