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난 대처법'' - "주변사람과 상의를" ]

인생을 살다보면 여러가지 어려운 일도 많이 겪게 되고 좌절감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남성과 여성의 대처 방법이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를까?

결론은 "여성은 생각하고 남성은 마신다"는 것이다.

최근 보고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성의 경우 술을 마심으로써 그 일을
잊으려고 하고, 여성은 그 일에 대해서 생각함으로써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남성과 여성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경우 성별에
따라서 문제에 대한 대처 방식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연구자들은 각각 7백명 정도의 성인 남성과 여성을 인터뷰해서 슬픔 분노
우울 등의 감정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들의 경우에는 술을 마시는 경향이 있고 술을 마심으로써
적어도 순간적으로는 어려운 문제들을 잊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남성들은 으레 "주변에서도 내가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여긴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에게는 이런 행위가 사회적 역할과 관계가 있다.

또 어려움에 처해 술을 마시는 것은 별 문제가 없을뿐더러 그렇게 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구자들은 남성들이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그래서 술을
마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심사숙고하는 것을 즐기는가?

그렇지는 않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단지 여성들에게는 그런 문제가 생겼을 때 술로 슬픔을
달래는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서 자신의 환경과 생활에 대해 통제하고
지배하는 힘이 약하다고 믿기 때문에 더 심사숙고하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술을 마시고 잊는 것이나 아니면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것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해도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잠을 못이루게 되고
설사 잠이 든다해도 중간에 잠을 깨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술을 마신 후유증으로도 고생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한다고
해서 좋은 해결책이 나오는 경우도 많지 않다.

줄기찬 고민 끝에 어떤 해결책을 생각했다고 해도 그 해결책이 그리 효과적
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사숙고만 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을 찾는데 방해가 되고 오히려 우울증에
빠지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거나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터놓고
상의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거나 잊는데 도움이 되는
전문적인 조언을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hshinsmc@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