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주가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3일 동안 무려 64포인트(6.52%)나 급락했다.

금리속등 자금시장불안에다 미국 일본등 해외주가 동반하락세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결과다.

주가가 60일 이동평균선과 20일 평균선을 차례로 밑돌아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짙어지고 있다.

증권전문가들도 지지선을 어디쯤에서 설정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우선 1차적인 지지선으로 890~900선이 거론되고 있으나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이 선이 붕괴될 경우엔 850선에서 2차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경기
회복세도 뚜렷해 국내주가도 곧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감은 살아있다.

<> 1차 지지선 =무엇보다 심리적인 지지선이었던 930~940선이 붕괴됐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더 커져가고 있다.

게다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투신사가 채권매물을 쏟아내 금리급등세
가 지속돼 주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 과장은 "현재 시장은 자체적으로 극복하기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강력한 금융시장안정책을 조속히 마련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이 빨리 나올 경우 지지선은 지난 저점수준인 890~900
정도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잠복해 있던 금융대란설이 표면화해 시장반응을 예측키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의 이종우 연구원은 "금리상승속도가 너무 빠른데다
주도주였던 삼성전자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며 "일단 890정도에서 지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의 오재열 과장은 "심리적인 지지선이었던 940선이 깨진 게 부담"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이나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900선 아래서 매수에 나섰다는
경험에서 추가하락이 멈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회복세도 살아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런 폭락세 가운데서도 선물시장에서 시장베이시스(12월물가격-KOSPI
200)가 플러스 2포인트를 유지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선물전문가들은 주변 여건이 불안하나 선물가격이 현물주가보다 높았다는
점은 향후 주가를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
했다.

<> 2차 지지선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시장에 제대로 먹히지 않을
경우엔 종합주가지수 1백20일선이 놓여있는 850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
됐다.

LG증권의 황과장은 "정부대책을 믿어보는 수 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850선까지 후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미국등 해외주가의 동향에도 국내 주가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대우증권의 이 연구원은 "그동안 엔화가치가 너무 급속하게 올라 일본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국채를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엔화가치가 상승
(엔화환율 하락)하면 앉아서 손실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 채권값 하락(금리상승)->미국 주가하락->세계 주가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