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DR(주식예탁증서) 발행에 대해 증권가는 절반의 성공이란
반응을 보였다.

5억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15.85%의 할인폭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최근의 우리 증시 여건이 좋았다면 할인폭을 더 낮출 수도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사실 지난해말부터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DR를 발행하는데 할증(프리미엄)을
받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과거 투자한도가 제한돼 있을 때는 당연히 프리미엄이 따라붙었다.

국내 시장에서 살 수 없는 "특별물량"이 공급되는 만큼 돈을 더 내는 것은
합당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전혀 없다.

마음만 먹으면 국내 증시에서 언제든 살 수 있다.

굳이 프리미엄을 얹어주며 DR를 사들일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오히려 할인을 하는게 당연하다.

DR 발행도 일종의 증자이므로 증자때 신주발행가격을 할인하는 것과 같은
메커니즘을 따를 수 밖에 없다.

다만 할인율 15.85%는 좀 과다하다는 면에서 한국기업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냉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이 있다.

물론 한빛은행처럼 DR를 발행하면서 21%나 할인한 적도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내재가치를 따져 볼때 15.85% 할인율은 적지 않은
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 2백%를 맞추기 위해 빠듯한 자금조달 일정을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로서는 조건의 좋고 나쁨을 따질 겨를이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DR발행 주간사인 현대증권 관계자는 "당초 7%
정도의 할인율을 생각했으나 우리쪽의 스케줄이 급하다는 것을 파악한
수요자들이 가격을 끌어내리는 바람에 계획한 가격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