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이번 현대자동차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 성공으로 외자유치
목표액을 단숨에 초과달성하게 됐다.

또 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구조조정
을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대의 성공적인 GDR 발행은 대우그룹 워크아웃 등으로 일부 해외금융기관
들이 한국 경제상황을 불투명하게 보고 있는 시점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한국 경제 전체적인 구조조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발행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좋은 국내 보통주 주가보다 15.85% 할인
가격에서 결정됐다.

이 할인율은 한달전 한빛은행이 해외 DR를 발행하면서 적용한 21%와 견줘
크게 좋은 조건이다.

<> 외자유치 목표초과 =현대는 이번 GDR 발행으로 올들어 모두 18억3천9백만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게 됐다.

이는 현대가 당초 목표로 한 17억6천만달러보다 8천만달러정도 많은 규모다.

올 4.4분기중 현대정유 지분매각을 통해 5억달러 가량의 외자를 추가로
유치할 방침이어서 현대의 올 외자유치액은 목표치의 1백30%인 23억달러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 급박했던 상황 =현대의 GDR 발생 계약식은 당초 일정보다 8시간이나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GDR 발행 계약 전날인 14일(이하 현지시간)까지도 현대자동차에 투자의사를
밝힌 외국인들의 투자규모는 발행계획의 절반도 안되는 2억달러에 그쳤다.

한국 경제의 장래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었다.

주간사인 CSFB는 15일 오전으로 잡아 놓았던 발행 서명식을 취소해야 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중이던 정몽구 회장
이 15일 런던으로 날아와 투자자들을 설득한 끝에 이날 저녁 5억달러의
발행을 성공시킬수 있었다.

정 회장은 "발행조건을 놓고 막판까지 애를 먹었지만 투자자들이 현대의
미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있어 최종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며 "현대를
믿어준 투자자들을 위해 수익성을 최대한으로 높여 주가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국 경제에 청신호 =현대자동차의 GDR 발행 성공은 현대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 큰 호재다.

런던의 한 국내 금융사 관계자는 "최근 잇단 악재로 "11월 대란설"이 확산
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기업이 5억달러라는 대규모 해외 DR 발행에 성공
함으로써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한 이계안 사장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GDR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투자자들이 현대자동차의 앞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증거"라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런던=김정호 기자 jhkim@ 김용준 기자 juny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