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철도 1백주년을 맞는 정종환(51) 철도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1백년동안 우직하게 앞만 보고 달려 왔던 철마에 "경영 마인드"를 불어
넣어 내로라하는 민간기업을 제치고 철도청이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선정
고객만족경영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 "철도주식회사론"을 주창하며 민간기업보다 경쟁력 있는 국영
기업체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던 그는 "이번 수상이 새롭게 변신한 철도의
모습을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제는 철도가 대표적인 교통수단이었던 옛 영화를 되찾는 일이 시급
하다는게 그의 다짐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세계적으로 철도는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높은 교통수단으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정 청장은 "우리도 철도 1백주년을 계기로 철도 부흥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정부가 도로건설에만 치중하는 통에 철도의 수송분담률이 많이 떨어졌지만
초창기의 역할을 되찾고 말겠다는게 그의 각오다.

"좁은 땅덩어리를 아스팔트로 도배하는 것보다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철도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하는 정 청장은 통일후에도
철도가 대륙 진출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도로 사정이 열악한 북한의 실정을 감안할 때 통일 후에는 철도가
남.북한 전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곧 시속 3백km의 고속철도 시대가 열리면 항공기와도 충분히 겨룰 수
있다고 봅니다. 고속철이 경부선을 축으로 하고 있지만 그밖의 소외된
지역도 시속 2백km의 전철을 깔아 고속철과 연계해 전국 주요 도시를 3시간
이내에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예정입니다"

"체증"이라는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운 철도야말로 미래의 교통수단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론이다.

다만 선로 용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여서 대대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청장은 특히 21세기에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효율 교통체계의
구축"이 절실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지금과 같은 공로 위주의 교통체계 개발이 계속될 경우 오는
2020년에는 연간 교통사고 비용 6조원, 이산화탄소 배출 1백40만t, 에너지
소비 3백27조Kcal 등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정 청장은 "철도만이 교통과 환경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세기에는 명실공히 철도가 국가기간 교통수단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합니다"

대량수송 안전성 환경친화성 등 철도만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다짐하는 정 청장은 철도가 변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용하는 국민들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