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50년대 자동차공업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교통체계가 도로 위주로
발전했다.

그러나 도로보급률이 한계에 다다르고 환경보호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자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장거리를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송수단이 필요하게
됐다.

고속철도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독일의 고속철도는 단순히 빠른 이동수단이 아닌 자동차를 대신해
인접한 도시와 유럽 여러 나라의 철도를 연계하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이름 역시 도시간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라는 의미의 "ICE(Inter City
Express)"로 지어졌다.

독일은 지난 70년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철도선로 계획을 세우고 다음해부터
15년간의 장기계획으로 고속철도 차량 개발에 착수했다.

10년 뒤인 80년에는 만하임~슈투트가르트간 1백km와 하노버에서
위르츠부르크를 연결하는 3백27km의 고속철도 일부 구간을 건설했다.

85년에는 2천km에 달하는 본격적인 ICE 고속철도망을 구성했다.

이후 91년에는 영업 최고속도를 2백50km로 하는 상업열차 운행을 시작했다.

ICE 건설에는 1백60억마르크가 투입됐으며 재원은 전액 정부에서 조달했다.

독일의 고속철도 차량은 85년에 제작된 ICE/V에서 시작됐다.

상업화를 위한 시험용으로 제작된 이 차량은 분리운영이 가능하고 견인장치
의 크기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3백50km로 맞췄다.

이 열차는 이후 88년에 시속 4백6.9km로 주행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당시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ICE의 첫번째 시리즈인 ICE1은 이전에 제작된 ICE/V보다 오히려 최고운행
속도를 낮춰 시속 2백80km에 맞추는 대신 안락감을 높였다.

차체 중량을 대폭 줄인 ICE2를 거쳐 최근에 제작중인 ICE3은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로 공동사용과 차량 표준화 추세를 반영했다.

독일은 물론 유럽 각국의 고속철도망에서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도록
규격을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