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내년 예산안은 시.도지사 협의회, 당정협의,
청와대 보고라는 관문을 거쳤다.

특히 밀레니엄 예산의 성격을 살려 기획예산처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날 각 부처와 언론사 및 관계기관들에 뿌려진 "밀레니엄 예산안"
자료가 이채롭게 꾸며져 눈길.

사진 등 시각자료와 도안을 곁들여 과거자료와는 차별화를 꾀했다.

국민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췄다는게 예산당국의 자랑
섞인 설명.

<>.진념 예산처 장관은 "찾아가는 예산편성"을 모토로 내걸고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16개 광역자치단체를 모두 도는 강행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요사업현장 11개를 점검하고 지역상공인 및 공무원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찾아가는 시.도지사 협의회는 예산편성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은 모습.

<>.세차례 청와대 보고에선 김대중 대통령의 "준비된" 질문과 주문에
보고자들이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

김 대통령은 특히 대선과 8.15 경축사에서 밝힌 약속을 최대한 반영하라고
지시.

이에 따라 예산처는 내년 예산에 7백70억원을 추가 증액했다.

문화예산비중이 처음으로 정부예산의 1%선을 넘어서고 지난 83년이래 내국세
의 13.27%로 동결돼온 지방교부세율이 15%로 오른 것도 이 덕택.

<>.예산실의 행정문화예산과엔 예산편성 시즌동안 연예인과 국악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국악인들은 국악 FM 방송국을 열어 달라고 요구.

윤일봉 김지미 문성근씨 등 영화인들은 영화진흥금고 예산지원 협의차
단체로 예산과를 방문.

특히 한 80대 할아버지는 홀홀 단신으로 예산과를 찾아와 유교정신을
살리는데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무섭게 훈계해 관계자들이 곤혹을
치르기도.

<>.올들어 2차례 추가경정예산과 내년도 예산안 등 3차례에 걸친 예산편성
작업에 시달렸던 예산처 관계자들은 예산안이 확정되자 야근에서 해방됐다며
홀가분하다는 반응.

예산실 직원들은 그동안 미뤄온 6일씩의 여름휴가를 10월중순까지 모두
소진하라는 예산실장의 특명을 받고 희색.

<>.부처들의 예산쟁탈전도 예년과는 달라졌다는 평가.

내년부터 성과주의 예산제도가 도입되는데 따른 것.

돈을 타서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다음해 예산이 삭감되는 것은 물론
책임추궁까지 당하게 됐기 때문.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