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에 대한 화답으로 미사일 발사유예
(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이로써 북한의 미사일로 촉발됐던 한반도 긴장은 사실상 해소되고,북한과
미국은 본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4일 중앙통신을 통해 "북.미 현안해결을 위해
당분간 고위급 회담을 지속한다"며 "바람직한 회담분위기 조성을 위해
미사일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54차 유엔총회에 참석중인 백남순 북한 외무상도 26일 기조연설을
통해 "북-미회담 기간에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모라토리엄 선언은 베를린회담에서 경제제재 완화와
미사일 발사중지를 "맞바꾸는" 이면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의 명시적인 "선언"을 이끌어냄으로써
미 의회를 설득하는 데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계기로 북.미는 상호 신뢰를 구축하며 협상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나가는 "페리구상"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제 관심은 북.미간의 향후 회담이 어떤 형식으로,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지에 모아진다.

미국과 북한은 조만간 베를린 회담의 주역인 카트먼-김계관 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방미 문제도 여기서 논의될 것이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따라서 북.미대화는 카트만.김계관 회담<>강석주 방미<>북.미 정치회담
<>미사일 및 핵 전문가회담 등의 수순을 밟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대북제재 관련법안을 손질해 추가적인 제재완화
조치에 나서고,한국은 남북 당국자회담 등을 추진하게 된다.

또 일본은 대북 식량지원재개,대북 송금중단 해제 등을 통해 관계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에서 "DJ이니셔티브"로 통하는 "대북포괄협상안"은 이같은
한.미.일 3국의 공조를 바탕으로 서서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의철 기자 eclee@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