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올 추석대목 기간중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유통업계가
한가위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경기호전으로 기업들의 대량주문이 크게
늘면서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한 추석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안팎씩 증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웃도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할인점 TV홈쇼핑 등 차세대 유통업태들의 신장세가 두드러졌으며
인터넷쇼핑몰과 통신판매 등 무점포판매업도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4~23일까지 10일간의 추석선물 판매기간중 본점 잠실점
등 서울 5개 점포에서 지난해 8백49억원보다 21.3% 증가한 1천4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의 9백90억여원에 비해서도 5.6%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백화점도 본점 무역점등 서울 3개 점포에서 4백51억원으로 98년
(3백63억원)에 비해 24.3%, 97년(4백40억원)에 비해선 2.6% 신장했다.

갤러리아와 LG백화점도 지난해 대비 30~40%의 성장세를 보였다.

할인점의 경우 신세계 E마트가 전국 16개 점포에서 지난해보다 67.4%나
증가한 7백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기회복을 반영, 선물 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올 설날까지만 해도 인기가 높았던 민속주와 한과
등의 매출이 주춤한 반면 양주와 갈비세트등 고가상품의 매출이 급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특히 상품권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인기를 끈 것으로 조사
됐다.

상품권은 기업들이 단체선물용으로 대량 구입하면서 지난해보다 판매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는 추석행사 기간중 지난해(2백70억원)보다 무려 1백24.1% 늘어난
6백5억원 어치의 상품권을 팔았다.

현대도 3백75억원으로 1백4.8%, 신세계는 1백20억원으로 64%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또 LG 삼성플라자 한신코아 등도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의 상품권 매출이
늘어났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특판매출의 절반이 상품권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등의 무점포판매 업체들도 한가위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LG홈쇼핑 39쇼핑 등 TV홈쇼핑업체들은 건강식품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추석선물 매출이 지난해 보다 20~30%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의 인터넷쇼핑몰인 롯데인터넷백화점은 추석대목 기간중 하루
평균 1억원 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지난 9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할인점 마이킴스클럽은 개장 일주일만
에 하루매출 1억원을 넘어설만큼 추석특수 덕을 봤다.

대목 기간중 대형 유통업체 매장은 북적댄 반면 재래시장은 썰렁한 분위기
가 역력했다.

아랫목 온기가 윗목까지는 채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추석직전에 몰아닥친 태풍 영향까지 겹쳐 재래시장의 한가위 특수는
사실상 실종됐다.

경동시장에서 청과물을 파는 한 상인은 "추석대목 분위기를 거의 느끼지
못했다"며 "하루 판매량이 50상자에 그쳐 IMF 사태를 겪은 지난해보다도 더
줄었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