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용품 메이커인 삼양통상의 허정구 명예회장이 23일 서울 중앙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3세.

경남 진양출신인 고인은 보성전문법과를 졸업한 뒤 고 이병철 삼성회장,
고 조홍제 효성회장과 함께 초기 삼성을 이끈 3인가운데 한 사람으로 재계
1세대 원로다.

고인은 61년 창업, 98년말 매출 2천2백30억원 규모의 스포츠용품 제조회사로
키웠으며 한국복싱연맹회장, 한국골프협회장, 아시아골프연맹회장, 대한
체육회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 스포츠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한국 골프 여명기부터 도약기에 이르기까지 선구자적 업적을 남긴 국내
골프계 대부였다.

지난 56년 한국이 최초로 출전한 국제대회인 제45회 필리핀오픈때 선수단장
을 맡아 "영원한 캡틴"으로도 불린 고인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영국골프
협회(R&A) 회원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골프실력이 뛰어나 74세때인 지난 89년7월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72타를 쳐
"에이지슈터"라는 영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고 체육훈장 기린장을 받았다.

아들인 남각씨가 삼양통상 회장, 동수씨가 LG칼텍스정유 부회장, 광수씨가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으로 있으며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이 사위다.

발인은 27일 오전7시, 2224-7351.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