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인삼공사 공모주를 받기 위해 넣었던 돈이 29일 제 주인에게 돌아간다.

투자자들이 청약증거금으로 낸 돈은 무려 11조5천7백여억원.

이중 주식을 배정받는데 쓰인 4천여억원을 뺀 나머지 11조1천7백여억원이
고객의 손으로 되돌아온다.

투자자의 고민은 이 돈을 맡겨둘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대우쇼크와 투신사의 수익증권 환매사태로 조정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대한 환매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투신사나 증권사
수익증권에 맡기기도 불안하다.

그렇다고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자니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은행 정기예금은 이자율이 낮아 만족할 수가 없다.

이처럼 투자할만한 곳을 찾지못해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부동자금은
20조~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금융계는 추산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 사상 최대금액인 11조6천억원이 한꺼번에 몰린 것도
이 때문이다.

평균 경쟁률이 57대 1이어서 2천주를 청약한 사람도 평균 35주밖에
배정받지 못한다.

청약증거금이 환불되는 29일부터 투자자들은 이 돈을 맡길 곳을 새로 찾아
나서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유자금일 경우에는 단기간 맡길수 있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게
낫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경우에는 빨리 상환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 청약환불금으로 받은 여유자금을 단기간 예치할 경우 =김영신(가명)씨는
지난15일 담배인삼공사 공모주를 2천주 청약했다.

한주당 공모가격이 2만8천원이었기 때문에 50%를 청약증거금으로 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김씨는 2천8백만원을 입금시켰다.

그러나 청약경쟁률이 57대1로 예상보다 훨씬 높아 김영신씨는 35주를
배정받게 됐다.

김씨는 2천7백2만원을 되돌려받게 된다.

김씨가 담배인삼공사 공모주를 청약받기 위해 낸 돈은 만기가 지난 예금과
주식을 처분해서 마련한 것이었다.

일종의 여유자금이다.

김씨는 공모주 청약의 경쟁률이 너무 높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나머지
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기로 결심했다.

이 경우에는 환불금으로 받은 돈을 3개월 안팎의 단기상품에 가입하는게
좋다.

왜냐하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불리하기 때문이다.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자금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우쇼크로 투신권 환매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단기금융상품을
선호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채나 기업어음을 매입하려는 수요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단기상품에 예치했다가 시중금리가 상승한 후 장기 확정금리상품으로
갈아타는게 바람직하다.

권할만한 단기금융상품으로는 은행의 RP(환매조건부채권)와
단기실세정기예금, CD(양도성예금증서)연동형 정기예금, 종금사의 발행어음,
CMA(어음관리계좌)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대부분 연6.6~7.0% 선이다.

금액이 클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차등금리를 택하고 있다.


<> 앞으로 공모주청약을 계속하려는 경우 =여유자금으로 공모주청약을
계속 신청하고 싶으면 은행의 MMDA(수시입출금식 시장금리부예금)나 종금사의
CMA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루만 맡겨도 높은 금리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MMDA와 CMA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다.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MMDA는 거액일수록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5천만원 이상을 예치할 경우 연 5%의 이자가 지급된다.

금액이 적으면 이율은 낮아진다.

5백만원 미만일 경우 연1.0%, 5백만원 이상~1천만원 미만은 연2.5%,
1천만원 이상~3천만원 미만은 연 3.5%, 3천만원 이상~5천만원 미만은
연4.5%의 이자가 나온다.

CMA는 연5%의 수익이 기대되나 확정이율이 아니어서 실제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증권사와 투신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MMF는 주식 위탁매매계좌와 연결시킬수
있다.

단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실적배당상품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 대출받아 담배인삼공사 공모주를 청약한 경우 =청약증거금을 은행의
마이너스통장에서 대출받은 경우에는 이자부담이 생긴다.

예를들어 연12%의 이자율로 2천8백만원을 대출받았을 경우에는 15일동안
13만8천원의 이자를 내야 한다.

35주를 배정받은 경우 공모주 청약으로 얻는 이득은 주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주가가 3만5천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했을 경우 남는 이익은 24만5천원
이다.

이자 13만8천원을 빼고나면 10만7천원이 순이익으로 남는다.

그러나 청약으로 환불받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이자가 더 늘어나 이익이
줄어든다.

만약 8일 이내에 대출금을 갚지 않는다면 청약으로 얻은 이득을 모두 까먹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받을때 들어간 인지대 3만원까지 따질 경우 5천8백4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주식매매통장에 예치한 돈에 붙는 연3%의 예탁금수수료를 감안하더라도
청약환불금이 들어온지 열흘이 지나 돈을 찾는다면 손해를 보게 된다.

환불금을 빨리 찾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 좋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도움말=민성기 신한은행 재테크팀장 / 한경머니 자문위원 ]

[ 담배인삼공사 공모주청약 환불금 운용전략 ]

<> 금융기관에 예치할 경우 : 단기상품 투자가 바람직

- 추천상품 :RP(환매조건부채권, 단기실세정기예금, CD연동형정기예금,
발행어음, CMA

<> 공모주 청약 계속할 경우 : 고금리 수시입출상품에 투자

- 추천상품 :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 CMA(어음관리계좌) 등

<> 청약증거금을 대출받은 경우 : 8월 이내에 상환이 가장 유리
청약증거금을 증권사에 넣어두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