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융대란설"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 발표됐고 추석연휴도
끝났다.

무덥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걷이에 바쁜 계절이다.

살갗을 스치는 바람이 달라지면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똑같은 일이라도 좀더 여유를 갖고 대응할 수 있다.

그만큼 한단계 성장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주식시장에도 계절이 바뀜에 따라 주가흐름이 어느 정도 변하기를 바라는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7월중순부터 시작됐던 긴긴 조정국면이 추석연휴와 시원한 가을바람을
계기로 상승국면으로 돌아서기를 바라는 것이다.

주가는 때로 이런 바람에 부응하려는 듯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투자자들이 그런 희망을 갖고 "사자"에 나서면 의외로 강세를 나타낸다.

단지 그런 바람이 현실화되려면 증시주변 여건이 좋은 방향으로 움직여줘야
한다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증시주변 여건은 지난 18일 발표된 "금융시장 불안요인 해소대책"으로 일단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실적호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주가는 한단계 레벨업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채권시장안정기금의 기금 조성 등과 관련, 일부 은행과 보험사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지부진할 경우 정부의 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질 수
있다.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뀔 때 시장은 대책이 없었을 때보다 더 요동친다는
것이 과거의 경험이다.

따라서 이번 주에도 끊임없는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주식투자에서 실패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금을 지키지 못하고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다.

계좌에 현금이 들어있으면 주식을 사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은 하루빨리
주식시장에서 떠나는 것이 돈버는 길이다.

큰장은 1년에 두세번 찾아오는 법이다.

대우문제로 지난 7월중순부터 조정국면에 들어간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대우문제가 어느정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생겨야
한다.

그래야 한국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는 일부 외국인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다.

수익증권에서 떠나는 투자자들은 물론 은행권으로 이탈했던 자금도 환류될
수 있다.

그때까지 기다리며 유망종목을 찾는 사람만이 주식투자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