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급등하는 원유가와 엔고로 인해 국내 물가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수입원유가 부담을 견디다 못한 SK(주)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 쌍용정유 등
정유회사들은 현재 l당 1천2백30원선인 휘발유가격을 월말에 또다시 일제히
올릴 방침이다.

이 경우 국내 휘발유값은 사상 최고수준인 l당 1천2백90~1천3백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

고유가와 함께 엔고도 일제자본재를 비롯한 수입물가를 부추기고 있다.

당초 내년 총선 이후 인플레 압력을 예상했던 물가당국은 예상밖의 "쌍끌이
악재"가 등장하자 공공요금 인상스케줄을 조정하는 등 비상조치에 나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비롯한 전문연구기관들은 국제 원유가격 오름세가
내년봄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물가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경우 연말에 두바이유가 25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이
경우 소비자물가를 0.36%포인트 인상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내년에는 두바이유가가 평균 22달러를 기록, 국내물가에 0.5%포인트
인상압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엔화강세가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오는 반면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국내
물가안정을 해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7일 "엔화강세가 수입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
를 통해 8월중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전월보다 8.2% 오름에 따라 수입
물가가 0.75%포인트 오른 것으로 추정했다.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보다도 엔화강세를 비롯한 환율변동
이 수입물가 상승에 더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자본재의 가격상승을 통해 기업의 설비투자
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생산비용을 높임으로써 국내물가에 부담을 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산업자원부도 전기요금을 7%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재정경제부
와 논란을 벌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 김성택 기자 idntt@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