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박태준 총재가 27일 중선거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신당과의 합당
의지를 피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동정부가 추진중인
경제개혁 등을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16대 총선에서 여권이 다수석을 확보
하는 것이 절실하다"며 "이를 위해 먼저 중선거구제 관철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어 "(다수석 확보를 위해) 합당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며
합당 가능성을 언급한뒤 "그러나 새로운 선거구제 도입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며 "선 선거구제 개편, 후 합당"론을 개진했다.

박 총재는 "합당 및 선거구제 개편 문제로 올해가 지나가면 총선 때문에
정치개혁을 할수 없는 상황이 되고 그러면 또다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게 된다"며 "선거공영제, 정치자금법 등 차분하게 실행에 옮겨나가면서
선거법개정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합당문제는 양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거센만큼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며 "따라서 중선거구제를 도입해
공동여당의 공조를 확인한뒤 논의해도 늦지않다는 게 수뇌부의 판단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선거구제 개편이 여권의 의도대로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양당이 합당하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합당에 실패해도 손해볼 것이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박 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주 청와대 주례회동 이후 나온 것이어서
김대중 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이 이뤄졌다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이에따라 여권에서 중단됐던 선거구제 개편 문제가 공론화 될 전망이다.

때문에 정치권은 28일 개최될 자민련 의원총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김종필 총리의 지시에 따라 합당 공론화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나 이에
앞서 선거구제 문제를 놓고 치열한 격론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자민련의 기류는 <>합당과 중선거구제 모두 반대 <>합당 반대.중선거구
제 찬성 <>합당과 중선거구제 모두 찬성 등 세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이다

합당과 중선거구제 찬성하는 의원은 박철언 이태섭 부총재를 비롯해 중부권
의원 7명.

합당에 반대하고 중선거구제를 선호하는 의원은 김종호 김현욱(충청권),
김동주 이정무 박구일 차수명(영남권)등 6명이다.

반면 김용환 수석부총재 강창희 의원등 충청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20명이
합당반대, 중선거구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