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이후에 갑자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몸살기운인데 감기약을 복용하면 발열감이 사라진듯 하지만 이상하게도
답답함은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이럴 때 과로나 스트레스까지 겹친다면 증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감기후에 나타난 번조증을 한의학에서는 "소양증"이라고 한다.

이는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체질 탓으로 해석된다.

이런 증상은 일반인이 생각하듯 단순한 발한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화해법"이라는 치료법을 사용해야 한다.

발한법은 태음인에게 주로 적합한데 땀을 배출함으로써 간의 열기를 배출
시키는 치료다.

갈근탕 열다한소탕 등을 처방한다.

화해법은 한열이 번갈아 가면서 생길 때 쓰는 방법이다.

시호가 주재료인 소시호탕 대시호탕을 처방한다.

추웠다 더웠다하며 입이 쓰고 목이 마른 증상이 개선된다.

단순한 감기라도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주의해서 다뤄야
한다.

감기가 나은 뒤에도 가슴이 답답하거나 열감을 느끼는 증상이 만성화된
경우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이때 대변의 양상은 약간 단단해질 수도 있고 약간 묽어질 수도 있다.

노인들중에 오후에 열이 나거나 입이 마르면서 허리가 시큰거리는 증상과
함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면 이는 체내에 음혈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소변이 노랗게 변색되면서 냄새가 날 수도 있다.

이때는 비록 대변이 단단해지더라도 일반적인 변비약을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그나마 있던 음혈까지 말려버리는 폐단이 발생해 번조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자윤법을 사용한다.

말그대로 체내의 음혈을 공급해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가슴에서 열감이 나거나 답답한 증상이 호전된다.

육미지황탕 팔미지황탕 등이 처방될 수 있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