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역시 장갑을 벗어봐야 결과를 알수 있는 것인가.

99라이더컵에서 둘째날까지 유럽팀에 4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미국팀이
최종일 기사회생,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미국팀은 지난 93년이후 6년만에 우승컵을 되찾는 영광을 안았다.

미국팀은 27일(한국시간)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컨트리클럽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일 싱글매치플레이(12경기)에서 8승1무3패를 기록, 승점
8.5를 보탰다.

전날까지 유럽팀에 10-6으로 뒤졌던 미국팀은 최종합계 14.5점으로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유럽팀은 우승 승점에 불과 0.5점 모자란 13.5점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유럽팀은 최종일 12매치중 4매치에서만 승리해도 대회 3연패를 이룰수
있었으나 3.5점을 따는데 그쳤다.

33회째인 라이더컵에서 둘째날까지 4점을 뒤졌던 팀이 최종일 이를 극복하고
역전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기량면에서 유럽팀에 앞선 미국팀은 최종일 싱글매치를 기다렸다는듯
초반부터 기선을 잡아나갔다.

톰 레이먼이 리 웨스트우드를 3&2(2홀 남기고 3홀차로 승리)로 가볍게 꺾은
것을 시작으로 내리 여섯매치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전세는 역전됐다.

9, 10번 두 매치를 남기고 승점은 미국이 14, 유럽이 12였다.

9번매치인 저스틴 레너드-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의 게임이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것.

레너드는 10번홀까지 올라사발에 4홀차로 뒤졌다.

그는 그러나 11, 12번홀에서 파로, 14, 15번홀에서 버디로 승리를 거두며
동점을 이룬뒤 이날의 하이라이트인 17번홀에서 13.5m의 롱버디퍼팅을
성공했다.

1홀차로 앞서나간 레너드는 그 매치에서 최소한 비겨도 승점 0.5를 확보하게
되므로 미국팀의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미국의 우승이 확정된후 김이 빠진 마지막 매치에서는 콜린 몽고메리가 페인
스튜어트를 1홀차로 꺾었다.

결국 14.5-13.5로 미국팀의 대역전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