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달초 또한차례 금리를 인상할지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추가인상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FRB내에서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FRB가 내달 5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곧바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각종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인플레압력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이같은 시각의
배경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인플레 관련 지표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중 0.3%
오르는데 그쳤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3년만의
최저치인 0.1%에 불과했다.

그동안 미국경제의 고성장 저물가를 뒷받침했던 생산성 증가율도 2%대를
유지, 인플레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FRB도 노동시장이 경직되고는 있지만 높은 생산성 덕분에 물가와 임금이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거듭
시사해왔다.

최근 미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추가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란 관측의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금리인상이 자칫하면 "주가급락->자본이탈->경기침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관투자가 네스비트 번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세릴 쿠퍼는
"금리인상에 따른 파장을 감안, 인플레 압력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연준리가 쉽사리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리인상 쪽에 비중을 두는 견해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급격한 달러약세와 함께 원유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는 WTI(서부텍사스중질유)를 기준으로 할때 배럴당 25달러까지 치솟았고
비철금속 가격도 수직상승하면서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달러 약세가 인플레의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

달러약세는 곧바로 수입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불안을 낳기 때문이다.

로버트 패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장도 달러 약세가 저인플레 기조에
위협요인으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FRB내 정책분석감시단인 "예비공개시장위원회"(SOMC)는 달러약세가
물가를 크게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FRB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SOMC는 인플레가 현실화하면 경제성장이 좌초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FRB에 금리인상과 통화공급 억제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6월과 8월의 두차례에 걸친 금리인상 조치로는 물가불안을 차단하는데
역부족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이번 FOMC에서 금리인상 여부는 FRB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인플레
"사전예방"에 무게를 둘 것인지, 불확실해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쪽에 비중을 둘 것인지의 판단에 달려 있는 셈이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