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중 산업활동은 대형 정유사의 생산라인 보수등 계절적인 요인과
대우사태가 겹쳐 전달에 비해 다소 주춤했지만 장기적인 실물경기 회복
추세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소비재출하가 8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대우사태도
산업활동에 우려했던 만큼 큰 여파를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활동동향"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생산, 소비, 투자확대 지속 =8월중에도 생산, 소비 등 각종 실물경제
지표가 지난달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떨어졌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과 소비는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29.9%, 17.7%의 증가율을 보였다.

투자는 건설투자가 부진한 반면 설비투자는 전월(58.2%)보다 증가폭이 더
확대(63.6%)됐다.

특히 내수출하(33.8%)는 휴대폰, 승용차를 중심으로 85년이후 최고의 증가율
수준을 보였다.

작년에 경기침체를 주도한 내수가 올해는 경기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일부기업의 파업과 설비보수, 대우사태의 영향으로 제조업평균가동률
(78.7%)은 7월보다 2.1%포인트 내려갔다.

<> 내년 경기전망 밝다 =재고가 바닥을 쳤다.

외환위기 이후 96,97년의 과잉생산분을 처분하느라 재고수준이 계속
떨어지다 지난 5월이후 조금씩 재고가 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품의 출하가 늘어 재고를 확보해 놓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설비투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 97년을 100으로 했을 때 82.1 수준에
불과하다.

산업연구원의 김원규 박사는 "이는 앞으로 설비투자가 계속 증가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소비가 경제성장을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투자가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기가 전산업부문으로 확산되는 것도 호재다.

올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자동차, 컴퓨터 등 중화학공업이 경기상승을 주도
했다.

7월(15.4%)에 이어 8월(19.6%)에는 경공업의 증가속도가 빨라져 경기회복이
산업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 대우사태가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8월중 실물경제 지표들의 증가세가
지난달보다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 4월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 4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도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9%포인트,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2.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우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 협력업체들의 생산차질로 인한 생산증가율 감소효과는 0.3%포인트에
불과하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우사태의 여파라기보다는 정유공장의 개보수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면서 "대우사태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대우사태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또 재벌개혁, 투신사 구조조정,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악재가 여전히
잠복해 있어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감도 없지 않다.

< 김병일 기자 kb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