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고" 한다는 데 있다.

사람이 보람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뿐만 아니라 건전한
정신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이는 독서를 통해 정신을 풍요롭게 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인간은 태어나 유년시절 학습기를 거쳐 자신의 포부를 본격적으로 펼쳐
가는 청.장년기와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년기를 보내게 되는데, 한 개인의
진로는 20대 초반까지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 청소년들은 시험지상주의 하에서 교과서 암기나 시험문제풀이에
빼앗겨 한가하게 독서할 여유를 가질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 내 경험으로 보면, 중고등학교 시절 소위 공부 잘한다는 친구들
대부분은 엄청난 독서광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또 인생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학창시절의 독서가
인생의 항로결정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새삼
느낀다.

독일에서는 7세부터 15세까지의 청소년이 읽어야 할 필독서를 4백권에서
6백권 정도로 정해놓고 학교교육에서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도 독서위주의 학습을 실시, 13년간의 의무교육을 마치면 학생
1명이 1만여권의 책을 읽게 된다고 한다.

독서는 영상매체와 같이 특정 장면과 소리만을 단순히 전달해 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동안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해 주며 사고와 깨달음을 통해 인간을 성숙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어린 시절의 독서는 문장력 강화, 정리.분석능력 향상, 체계적 사고 및
사상이나 이상의 확립 등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완성시켜주는 결정적 요소
라고 할 수 있다.

또 한 권의 책을 통해 인생의 전기를 맞게 되거나 부와 명예를 얻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치매를 예방하고 장수를 누릴 수 있게 된다고도 한다.

올해 유난히 우리를 괴롭힌 무더위와 태풍의 기세가 꺾이면서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다.

또 한해가 가기전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