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개월 후면 취학해야 하는데 말을 제대로 못해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의 말이 서툴러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들이 말을 더듬거나 발음이 정확지 않아서다.

특히 앞뒤가 맞지않는 문장을 내뱉는 경우도 적지않다.

이에따라 학교에 입학한후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할 경우 자칫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다.

의학적으로 어린이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언어발달지체''로
분류된다.

입학적령기 아동중 5% 정도가 이로 인해 고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북성심병원 노경선 신경정신과정은 "2~7세에 말을 더듬는 사례가 자주
발견된다"며 "이중 80%는 자연스럽게 없어지나 20%는 어른이 돼서도 계속
말을 더듬게 된다"고 밝혔다.

어른중 말을 더듬는 환자는 전체 인구의 1% 정도.

노 과장은 "언어발달 지체는 최소한 6개월 정도 치료해야 한다"며 "3세
이상의 자녀에게 이상 증후가 발견되면 즉시 치료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노 과장과 김강애 언어치료사로부터 언어발달 지체에 대해 알아본다.

<> 원인 =언어발달지체는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원인에서 발생한다.

자폐증이나 정신지체가 선천적인 원인이다.

또 뇌와 입구조가 이상해 발음장애가 나타나는 것우도 있다.

따라서 자녀의 말이 서툴 경우 조기진단을 통해 질병으로 발전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부모들이 바빠 자녀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지 못할 경우에도 언어발달지체가
나타난다.

어린이가 혼자서 TV나 비디오를 많이 볼 경우 의미를 주고 받는 쌍방향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뇌가 자극을 받지 못해 언어를 관장하는 대뇌 부분의 발달이
늦어진다.

즉 또래에 비해 언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는 얘기.

또 매를 맞아 내면에 울분이 쌓인 아이도 언어발달지체 증상을 보인다.


<> 종류 =말장애와 언어장애 두가지가 있다.

말장애는 말을 더듬거나 정확한 발음을 못하는 경우다.

후천적인 원인탓이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언어장애는 문장 자체를 만들지 못하는 사례다.

또 심할 경우 상대방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말장애보다 훨씬 심각한 증상이다.

대부분 자폐증이나 정신지체 등 선천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어 치료도
어렵다.


<> 진단 =언어치료사가 아이와 면담해 증세의 정도를 파악한다.

어린이가 책을 읽도록 하거나 주제에 맞는 말을 하도록 유도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선 선천적인 원인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 치료 =언어발달지체를 치료할 때는 아이가 편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발음이 정확치 않은 경우 발음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준다.

언어치료사가 정확한 발음법을 보여주고 아이로 하여금 따라하도록 하는
방법.

이때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 사과 등 친근한 사물의 이름이
사용된다.

아이가 낯선 단어들을 사용하면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이다.

보통 1주일에 2번씩 6개월 정도 치료하면 거의 치료된다.

치료시간은 1회에 30~40분 정도.

말을 더듬는 것은 심리적인 원인이 더 크다.

따라서 아이가 느리고 부드럽게 말하도록 유도하는데 치중한다.

또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준다.

치료하는데 통상 1년정도 걸린다.

언어장애는 치료가 복잡하다.

아이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나 표현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숙한 활동이나 사물을 총동원, 언어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준다.

이와함께 선천적인 원인을 완화시키는 치료도 병행한다.

치료기간은 말장애보다 훨씬 길다.

언어발달지체는 의료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1년정도 치료하는데 5백만원
정도의 치료비가 들어간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