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두차례 한반도를 강타하더니 어느새 완연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크다.

그래서인지 코를 훌쩍이는 사람도 주위에 많아졌다.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가 오래 지속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비염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쉽게 구별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감기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질환은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고질적 만성질환으로
발전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가려움증 재채기 코막힘 증상만 보이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생활을 오래 지속하면 점차 구체적 병명을 지닌 환자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환자는 자신이 아토피성피부염이나 태열, 알레르기성
비염 또는 결막염, 건선 환자중 하나라고 생각해 한의원을 찾는다.

그러나 필자의 임상경험으로는 복합 알레르기 질환을 갖는 환자가 상당수다.

예컨대 피부병만 해도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알레르기성두드러기와 함께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시에 갖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알레르기질환은 물론 심지어 축농증도 근본 원인은 체질에 맞지 않는
섭생(음식 물 운동 공기 정서)을 장기간 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장부의 기능상 불균형이 심화돼 나타난다.

처음에는 환자의 타고난 건강상태에 따라 증상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나중에는 거의 비슷해져 간다.

3년이상 알레르기질환에 시달리는 환자의 65%가, 10년이상 시달린 환자의
90%가 복합알레르기 증상을 갖고 있다는게 필자의 추산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문씨의 경우 직장생활 초입시절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그러나 3~4년전부터는 머리에 비듬이 생기고 온몸이 이유없이 가렵기
시작했다.

연고제 등에 의존했으나 점차 증상이 심해졌다.

두드러기마저 나타나 식사후에는 좁쌀 또는 동전크기만한 반점이 돋아났다.

건선초기증상까지 보였다.

필자가 체질을 감별해 보니 팔상 체질로 금양 체질이었다.

육식 인스턴트식품 밀가루음식 유제품 등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었다.

그래서 해조류(장어 제외) 야채 잡곡류 위주로 식단을 개선하라고 권유했다.

아울러 체질개선에 도움주는 한약을 복용케 했다.

그랬더니 5개월만에 치료가 됐다.

사업상 외식하는 일이 잦아 음식조절이 어려웠던 이 환자는 식사요법만
제대로 했더라면 치료기간이 더 단축됐을 것이다.

< 안보국 국보한의원 원장 (02)553-5959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