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이원화돼가고 있다.

은행들은 정부의 눈치때문에 영업점에 내거는 고시금리를 바꾸지 못하는
대신 예금액이 많거나 추가금리를 요구하는 고객에 대해선 우대금리를 적용
하고 있다.

우대금리제(일명 네고금리제)는 종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에 대해 예금금리를올리지 못하게
함에 따라 음성적인 우대금리제가 성행하고 있다.

종전에는 고시금리에 0.3%-0.5%포인트를 얹어 우대금리를 지급했으나 최근
에는 1%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또 예금액이 대체로 5천만원 이상이어야 우대금리를 줬으나 요즘에는
5백만원이상 예금액에 대해서도 우대금리를 주는 은행도 생기고 있다.

국민은행 한 지점장은 "정기예금 1년짜리 금리가 연 7.5% 수준이지만 거액
예금을 유치할 때 8.5%를 제시하는 은행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최근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마저 고금리를 내걸며 예금을 끌어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은행 한 지점장은 "거래관계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다소 높게
주더라도 가져 온다"며 "최대 0.7%포인트까지도 금리를 더 주는 경우도 있다"
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우대금리를 요구하는 고객에 대해서만 보너스 금리를
주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한 지점장은 "다른 은행과 비교해가며 우대금리를 달라고 요청
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며 "예금금리가 고시금리와 우대금리로 이원화되는
경향은 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은행은 "가계고객 유치를 위해 5백만원 이상을 맡기는 고객에도 우대
금리를 주도록 지점에 지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선 우대금리제 시행이 금리를 편법적으로 올린 것이나
다름없다며 아예 고시금리를 올리는게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씨티은행의 경우 1년제 정기예금 고시금리가 4일 현재 8.5%로 국내은행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