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4.4분기중 고유가 등 원가부담으로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경영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의는 5일 전국 1천9백9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기업의 경영
애로 요인과 경기회복 체감률"을 조사한 결과 4.4분기중 내수와 수출에서
매출부진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애로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금부족이나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애로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조사업체 가운데 내수와 수출 부진을 경영애로로 꼽은 업체는 3.4분기
15.2%와 4.9%였으나 4.4분기에는 각각 21.9%, 10.4%로 늘어났다.

상의는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나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판매가격 하락을 애로요인으로 지적한 기업이 14.7%로 높게
나타났다.

또 2.4분기 6.0%, 3.4분기 10.4%로 조사됐던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애로는 4.4분기 13.8%를 기록하는 등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대우사태나 금리상승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함에도 자금부족에
따른 애로는 11.3%로 조사돼 자금사정은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꼽는 애로를 부문별로 보면 매출부문에선 내수부진(21.9%) 판매
가격 하락(14.7%) 수출부진(10.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내수부진의 경우 대기업의 21.8%, 중소기업의 21.9%를 지목해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가장 큰 애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가측면에서는 국제원유가가 폭등세를 반영, 원자재가격 상승을 애로사항
으로 제시한 응답업체가 13.8%나 됐다.

그러나 인건비상승(4.4%)이나 생산설비 노후(3.8%)는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았다.

상의 관계자는 "올들어 내수회복으로 경기가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절대수준은 IMF 이전보다 낮은 실정"이라며 "유가상승으로 인한 원가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관련세금 인하나 할당관세 적용 등의 정부대책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올해 기업의 경영실적이 IMF 경제위기 이전인 97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10.9%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경기과열 논쟁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회복률은
저조함을 보여 준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