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는 5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이틀째 국정감사를 벌여
기업구조조정의 문제점, 편법증여 의혹, 대우사태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국감에는 정주호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등 5대재벌 구조조정본부장,
박종석 투신협회회장과 김종환 대한투신사장등 투신사 경영인 6명등의 증인.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 기업구조조정 =여야의원들은 5대재벌의 구조조정 추진에는 한목소리를,
빅딜정책의 타당성에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김태식 국민회의 의원은 "5대 그룹이 투자주식 등에 대한 회계처리방식을
바꿔 지난 상반기중 자기자본을 부풀렸다"고 전제, "때문에 5대그룹의 실질
적인 부채비율은 3백89.35%로 금융감독위원회가 발표한 3백2.2%를 훨씬 상회
한다"며 진상파악을 요구했다.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은 "5대그룹이 지난 상반기중 부채비율 축소 목표를
초과달성했다고 발표되고 있으나 금액기준으로는 2조4천억원 줄어든데
그쳤다"며 "계열사 출자를 통한 유상증자가 실제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느냐"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국창근 국민회의 의원도 "지난 3월말 현재 5대그룹의 2금융권 시장점유율은
자산기준 34.7%로 금융자원의 배분을 왜곡하고 있다"며 재벌의 2금융권 지배
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빅딜과 관련해서는 김도언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반도체빅딜에서
98년 상반기 현대의 부채비율은 9백35%, LG는 6백17%였는데 평가기관인 ADL의
실사보고서에는 각각 1백74%와 3백91%로 바뀌었다"며 "이는 반도체 경영권을
현대에 낙점한뒤 청와대가 LG에 압력을 행사한게 아니냐"고 캐묻는 등 비판을
가했다.

한편 김용환 자민련 의원은 "재벌개혁이 기업집단의 해체로 접근해서는
안되며 거대자본의 투자가 불가피한 신산업분야에 진입하기 위해서도 기업
그룹의 기능이나 기업가정신의 역할에 대해 격려해야 한다"며 "재벌 역할론"
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 재벌기업의 편법증여의혹 =여야는 재벌기업인들의 편법상속의혹도 집중
추궁했다.

김영선 의원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재용씨가 95년 44억원을 증여받은뒤
전환사채(CB)등을 편법인수하는 방법으로 4년만에 삼성전자 주식 2천63억원
어치, 삼성SDS 1천2백15억원어치등 2조원의 부를 축적했다"며 세금포탈의혹을
제기했다.

이석현 국민회의 의원도 "장외에서 주당 20만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SDS가 무보증신주인수권부사채(BW) 76억원어치를 주당 7천1백50원
에 이건희 회장의 자녀들에게 몰아줬다"며 편법증여 의혹을 추궁했다.

<> 대우채권및 투신사 구조조정 =권영자 한나라당 의원은 "전날 공적자금을
투입해 대우채권의 95%를 보장하겠다는 금융시장 안정대책은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부추겨 국민적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공적자금 투입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이헌재 금감위원장을 다그쳤다.

국민회의 이석현 의원은 "수익증권 환매제한조치이후 투신사들이 특정펀드에
집중된 대우채권을 부당하게 다른 펀드에 넘겨 고객들에게 손실을 입혔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