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승 책임연구원 약력 ]

<> 59년 전주 출생
<> 중앙대 화학과
<> 미원식품 연구개발실 입사
<> 서울대 대학원 농학박사
<>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연수
<> 대상 중앙연구소 환경소재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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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주)이 최근 옥수수가루를 원료로 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핵심소재인
열가소성 전분(TPS)의 개발에 성공,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소재를 원료로 사용하면 생분해성수지를 사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닐 플라스틱이 스티로폼 등이 모두 흙속에서 썩게 된다.

특히 생분해성수지보다 값이 월등히 싸 환경문제해결과 함께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발 주역은 대상의 중앙연구소에서 "전분박사"로 불리는 전영승(40)
책임연구원.

"열가소성 전분은 썩는 비닐의 실용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꿈의
소재입니다. 썩는 비닐을 만들 때 비싼 생분해성수지 대신 이 소재를
사용하면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열가소성 전분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한 그는 스티로폼이든 플라스틱
이든 이 소재를 섞어 만들면 흙 속에서 썩게 된다며 머지않아 각광받을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씨는 93년부터 옥수수가루를 이용한 환경소재 개발에만 끈질기게
매달렸다.

이번에 동료 연구원 6명과 함께 개발해 낸 TPS도 독일 이탈리아 등
환경선진국의 극소수 업체만 제조기술을 갖고 있을 정도다.

그는 "21세기에는 환경을 오염시키는 비분해성수지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될 것"이라며 "제품이나 포장용으로 계속 비분해성수지를 사용하다가는
수출길도 막히게 된다"고 단언했다.

또 "대상이 오래전부터 TPS를 비롯한 환경소재 개발에 힘을 쏟아 온 것은
바로 이때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TPS의 응용분야로 맨먼저 쓰레기봉투를 꼽았다.

썩는 쓰레기봉투를 만드는데 값 비싼 생분해성수지만 원료로 사용하면
봉투값이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 생분해성수지를 대체할 수 있는 값싼 소재가
TPS라는 얘기다.

그는 "대상의 환경소재팀은 썩는 비닐 제조에 TPS를 50%까지 섞을 수 있는
기술개발을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도자기나 가전제품의 파손방지용으로 사용하는 스티로폼이라든지
1회용 도시락이나 1회용 포크 스푼 접시 등을 만들 때도 TPS를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물을 좋아하는 옥수수전분과 물을 싫어하는 수지를 혼합하기는
쉽지 않다"며 "두 물질이 잘 섞이게 하는 기술(콤파운딩기술)이 TPS의 핵심"
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다만 정부가 환경소재 의무사용 시기를 몇차례 늦추는 바람에 실의에 빠진
적은 더러 있다고 실토했다.

전씨는 옥수수가루를 이용한 환경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회사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대학원에서 5년반동안 젊음을 바쳐 공부와 연구에 매달렸다.

지난 96년에는 마침내 농학박사 학위도 따냈다.

또 미국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에 유학, 환경소재분야의 권위자인 R.그로스
교수 밑에서 1년반동안 더 공부했다.

이같은 노력이 TPS 개발에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