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가 떨어질때 탑승자의 생명을 구할길은 없을까.

추락사고가 보도될 때마다 품게 되는 의문이다.

한국화이바 밀양공장에선 몇 년째 이를 연구하고 있다.

양력과 중력을 감안할 때 추락 위험성이 큰 위치는 지상 25m.

이 높이에서 떨어지더라도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의자를 선보이겠다는 것.

조용준 한국화이바 회장이 이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한다.

조 회장은 기발한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복합소재 냉동컨테이너를 선보였다.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저장하는 장치와 풍력발전시스템도 이미 개발했거나 곧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최대 지도업체인 우성지도를 운영하는 박세준 사장.

발명특허와 실용신안 등 무려 6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발명가 최대 영예인 세종대왕상을 받기도 했다.

타공제품을 만드는 이동훈 성실엔지니어링 사장.

철판에 미크론 간격으로 정밀하게 구멍을 뚫는 타공제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이들은 초등학교 졸업자라는 사실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석.박사 경영자가 봇물을 이루는 요즘 이들은 학력면에서 오히려 돋보인다.

중소기업 경영에서는 고학력자가 아니더라도 놀라운 경영솜씨를 보이는
경영자가 수두룩하다.

정보통신 기기의 경박단소화에 필수부품인 세라믹소재 초소형 변압기를
개발한 최안묵 보라정밀 사장, 아이디어 히터를 만든 서정원 선광전기 사장,
소형운반기계의 대부 김정배 수성 사장 등은 고졸학력자다.

무엇이 이들을 성공경영자로 만드는가.

창의력과 집념이다.

이들은 개발에 몰입하면 놀라운 열정으로 매달린다.

산전수전 모두 겪은 인생역정이 창의력이라는 화려한 꽃으로 피어난다.

평소에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부지런히 독서하는 것도 공통점.

에디슨의 예를 보면 학력과 창의력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게 명확해진다.

백열전구 축음기 알칼리축전지 등 수많은 제품을 발명했고 제너럴일렉트릭
(GE)의 모체를 만든 그는 초등학교를 석달 다닌 게 전부 아닌가.

< 김낙훈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