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묻지마'' 투자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기업의 내용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
되고 있는 것.

두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조정국면을 거치면서 옥석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있는 추세다.

주가가 기업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이 액면분할, 유/무상증자, 신규사업
진출 등 개별재료에 의존하던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주가차별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목받고 있는 종목은 실적호전주 신기술
보유주 등 펀더멘털이 좋은 ''성장주''다.

물론 이들 종목도 최근의 주가약세와 무차별적인 주가하락속에 적지않게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고점 대비 주가하락률은 다른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코스닥시장의 조정국면이 언제 끝날지 섣불리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대우사태로 야기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돼 투자심리가 살아난다면
성장주가 코스닥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

벤처기업이 몰려 있고 미래가치를 중시하는 코스닥시장의 특성이 이런
전망에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들도 이같은 점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IR(기업설명회)에
나서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 가치에 맞는 대우를 받겠다는 것이다.

코스닥 기업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장주식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다.

증권회사들도 코스닥등록 기업에 대해서는 거래소 상장기업처럼 적극적으로
기업분석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의외로 저평가된 기업도 있다.

한편에서는 거품논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 기업 IR의 체크 포인트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이 가장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기술력을 평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당 기업의 설명을 들은 뒤 동종업계 관계자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술력의 경우 현재 상용화된 것 이외에도 개발을 추진중인 것에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신기술의 시장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를 살펴야 한다.

외국 선진업체와 기술제휴를 맺을 계획이 있는지도 체크 포인트다.

시장점유율은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다.

보통 제품의 경쟁력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독특한 영업노하우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도 있다.

기술력과 제품의 경쟁력이 뛰어나기보다 영업력에 의해 시장점유율이 높은
경우는 향후 시장지배력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기업을 평가할 때는 재무분석도 필요하다.

성장성이 아무리 높아도 재무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증가율 경상이익증가율 순이익증가율 부채비율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차입금 구조가 고금리 단기자금 위주라면 부채상환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경상이익도 중요하다.

경상이익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해낸 영업이익에서 영업외 수익과
영업외 비용을 제외한 수치를 말한다.

당기순이익은 경상이익외에도 이자수입 자산매각 등의 특별이익을 합산한
것이다.

영업에선 손실을 내고 부동산을 팔아 당기순이익에서 흑자를 낸 기업도
있다.

최고경영자의 마인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조직력과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자의
경영능력이 회사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코스닥시장 전망 =최근의 주가 하락은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옥석을 가려
코스닥 시장이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화의기업이나 법정관리기업의 주가가 개별 재료만으로 수십배 폭등했던
코스닥 시장.

이젠 "투기시장"이란 오명을 벗어던지고 "정상적인 자본시장"으로 탈바꿈
하는 중요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품"이 빠지면서 큰 손실을 경험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기업의 기술력
영업실적 재무구조를 냉정하게 따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조정국면이 마무리된 후 시장 주도주는 단연 성장주일 것이라는 데는 증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다.

실적호전이 뚜렷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이들 종목을 제외하곤 주도주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12월 결산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도 성장주의 "롱런"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다가오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투자포인트를 성장주에 맞출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