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브랜드들 사이에 "라벨 업(label up)" 바람이 불고 있다.

라벨 업이란 같은 브랜드안에 소재와 디자인, 상품의 질이 한 단계 더 높은
상품을 만들어 다른 라벨을 붙임으로써 브랜드를 좀 더 고급화하는 것을
말한다.

최고가의 디자이너 라인에는 블랙 라벨을 붙이고 이보다 대중적인 옷에
화이트 라벨을 부착해 판매하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나 고급 옷에 레드 라벨을
다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 브랜드들 사이에서는 타임, 오브제, 니켄리쯔, 오즈세컨, 쏠레지아,
아이잗바바 등이 라벨 업을 시도하는 선두주자들로 꼽히고 있다.

20대 젊은 여성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들 브랜드는 기존 것과
차별화되는 라벨을 개발, 이번 시즌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에서 감도가 뛰어나다고 인정받는 브랜드들이
라벨 업에 적극적"이라며 "라벨 세분화를 통해 신규고객 흡수와 브랜드
이미지 통일이라는 양면효과를 거둘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캐리어우먼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한섬의 타임은 "타임 컬렉션"과
"타임 포스트모던"으로 라벨을 나눴다.

타임 컬렉션이 포스트모던보다 소재와 질이 더 좋고 수량도 적어 희소가치
가 있다는게 한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격은 타임컬렉션이 20~30%정도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주)오브제의 오브제는 "아뜨리에
오브제"로 라벨 업 했다.

기존 라벨인 "오브제 바이 강진영"보다 디자이너 브랜드적인 색채가 더
강하고 가격 또한 비싼 것이 특징이다.

바바패션의 아이잗바바도 라벨 업을 통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이 브랜드는 고급라인인 블랙라벨과 대중적인 화이트라벨로 상품군을
분리한 후 전체 매출이 분리전보다 30% 가량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바바패션 관계자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경우 매출의 50% 정도가
블랙라벨에 집중될 정도로 고급라인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계 관계자들은 "브랜드 세분화의 한 방법인 라벨 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상품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며 "해외명품
에서 유행한 라벨 업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