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 신세기를 앞둔 여성들의 속옷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워졌다.

당초 전위적이고 사이버한 이미지가 속옷 트렌드를 휩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레이스가 잔뜩 달린 복고적 로맨티시즘이 각광받고 있는 것.

색상 또한 회색이 주를 이루던 예년의 추동상품과 달리 인디언핑크 오렌지
베이지 등의 따뜻한 파스텔 계열과 레드 카키 브라운 컬러가 어우러져 유례
없이 화려하다.

레이스 브래지어의 부활이 인상깊은 올 가을 겨울 이너웨어 트렌드.

아이템별유행 경향에 대해 알아보자.

<> 브래지어

지금까지 유행했던 절제된 스타일의 심플한 몰드브라(봉제선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으며 레이스 장식없이 매끈한 스타일)와는 달리 풍요롭고
낭만적이며 로맨틱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잔잔한 꽃무늬 패턴에 크리스털을 장식해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제품,
전체를 화려한 꽃무늬로 수놓아 마치 정원을 연상시키는 제품 등이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체형보정이나 쾌적한 착용감등 본래의 기능에는 여전히 충실하다.

여기에 세련미와 장식만을 더했을 뿐이다.

이처럼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장식성을 극대화시킨 올 가을 신제품들은
소재나 스타일 면에서 겉옷과 속옷의 경계선을 무너뜨렸다는 것도 짚어봐야
할 특징중 하나다.

겉옷에서나 볼 수 있던 자수가 속옷에 수놓여져 있거나 예전에는 되도록
숨겨야만 했던 브래지어 스트랩이 오히려 액세서리로 응용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색상은 화이트 오렌지 진주 카멜 실버그레이 레몬아이스 등 화려하고
부드러운 컬러를 더욱 짙고 풍성하게 처리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 거들

거들은 추동제품이라 해도 밝고 깨끗한 색상 위주의 파스텔 계열이 주를
이룬다.

또 피부색 계열의 색상구성에서 벗어나 회색과 블루 등도 기본 컬러로
등장했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편안하며 착용감이 뛰어난 스트레치 소재가 주로 쓰였다.

겉옷을 입었을때 라인이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는 단순한 디자인과
화려하고 장식적인 디자인이 공존하는 추세다.

<> 슬립

겉옷의 흐름을 정리해 주고 실루엣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원피스와 스커트
안에 반드시 챙겨 입어야 하는 슬립.

몸의 곡선을 그대로 살린 가늘고 긴 스트레이트 라인이 실루엣의 주류를
이룬다.

대체로 무릎 위 10cm 정도의 길이가 적당하며 부인용 슬립의 경우 무릎
아래 길이가 대부분이다.

컬러는 기본적인 아이보리와 오렌지 누드컬러 블랙 등이 나와 있다.

또 피부톤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파우더 베이지와 피부색과 비슷한 스킨
컬러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슬립 액센트 컬러는 레드와 체리 색상이다.

이밖에 파자마는 지금까지 주류를 이루던 스트라이프 선염, 체크 무늬,
기하학적 패턴 대신 친근한 만화 주인공이나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그림등
재미있고 톡톡 튀는 패턴이 대유행중이다.

또 가운은 여성적인 투 톤 레이스와 케미컬 레이스를 사용한 제품이 많이
선보였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성향을 반영, 면소재가 추동 가운의 주 소재로
쓰인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 설현정 기자 so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