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현 소장 약력 ]

<> 45년 서울
<> 서강대 화학과
<> 미국 브라운대(약리학 박사)
<> 성공회대 겸임교수
<> 환경운동연합지도위원
<> 볼런티어 21소장
<> 저서 : 당신도 자원봉사를 할 수 있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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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민단체들은 이달말께 작지만 의미있는 행사 하나를 치른다.

"1% 나눔운동"의 발대식이 그것이다.

"1% 나눔운동"은 주당 1시간 또는 소득의 1%를 자원봉사기구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자는 운동이다.

현재 시민단체운동연합회 등 국내 1백46개 비정부기구(NGO)가 이 운동에
참가하기로 했다.

"1% 나눔운동"을 주관하고 있는 "볼런티어 21"(소장 이강현 :599-6576)은
자원봉사 그 자체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단체다.

이강현 소장은 "자원봉사를 통해 자기를 실현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이는 사회가 밝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한다.

이 소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40을 훌쩍 넘긴 나이에 약리학 박사로 "순탄한" 학자의 길을 포기하고
"험난한" 자원봉사 전업가로 인생항로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잘나가던 "교수"가 자원봉사단체 "소장"이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10여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끝내고 모국에서 지방대학의 교수로 부임했으나
3년 후 재임용에서 그만 탈락하고 만 것.

유학시절 취득한 미국 시민권 때문이었다.

당시(90년)만 해도 미국 국적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별로 좋지 않던
때였다.

이 소장은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승소했으나 복직은 포기했다.

대신 평소 몸에 익은 자원봉사에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자원봉사 연구단체 "볼런티어 21"을 설립한 것은 보다 효율적인 자원봉사를
위해서였다고 한다.

"볼런티어 21"은 "자원봉사자"와 "자원봉사가 필요한 단체"를 연결해주는
기관이다.

자체적인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원봉사요원에 대한 교육도
담당한다.

삼성그룹 조흥은행 산업은행 벽산 등 회사단위로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는
기업에 대해선 위탁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선 아직도 "자원봉사"하면 먹고 할 짓없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이 소장은 특히 자원봉사자를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는 인프라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자원봉사가 직원들의 일자리를 뺏지는 않을까" "자원봉사자는 뭔가
모자라는 사람들"이란 잘못된 인식이 자원봉사의 가장 큰 장애라는 지적이다.

예컨대 박물관에 "안내요원"을 자원봉사자로 충원하면 박물관은 훌륭한
교육기관, 서비스기관이 된다.

그러나 현재 국가예산으로 박물관 안내요원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기는
힘들다.

이같은 사각지대에 바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박물관은 그저 유적 보존기관, 좀 더 심하게 말해 창고에
불과하게 된다.

이 소장은 따라서 "자원봉사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뭐가 아쉬워서 자원봉사에 인생을 걸었느냐"는 질문에 이 소장은 "자원봉사
가 지갑을 채워주지는 않지만 내 영혼과 가슴을 채워주었다"고 웃음짓는다.

< 이의철 기자 ec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