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 원장은 최근 일련의 금리
안정화 정책이 금융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시장 금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8일 주장했다.

좌 원장은 경제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최근 경제현안과 정책기조
의 선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물가불안 등이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의 저금리를 기조로 한 거시정책을
재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좌 원장은 투신권의 채권매도자제, 은행의 채권매수 권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인상 원상복귀 등 정부의 금리안정화 조치는 시장금리의 원활한 작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금융시장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금리의 가격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기금리 인상은 어렵더라도 장기금리는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단기 금리차가 시장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 지난 91년
이후 최대수준인 5.7%포인트(회사채금리와 콜금리 비교)에 이르고 있어
저금리 정책이 지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회사채 금리와 관련해서는 대기업의 위험이 과거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현재의 회사채 금리는 시장의 수급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좌 원장은 특히 정부가 물가안정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증대를
통한 국제수지흑자를 위해 무리하게 원화를 평가 절하시키기 보다는 경상
흑자로 인한 평가절상 압박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 원장은 "정부는 물가안정과 국제수지 흑자간에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한다"면서 "경상수지 흑자 추세를 지속해 나갈 수 없는 상황인 점을 감안
하면 정책기조를 물가안정에 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