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의 70% 이상이 공기업의 민영화 과정에 국내 재벌도 참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85% 가까이가 재벌참여에 찬성했다.

공기업 경영에 대해선 절대다수가 비효율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민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전국의 20세 이상 일반남녀
1천2백명과 경제전문가 3백78명 등 총 1천5백78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국민의 3분의 2에 가까운 64.5%와 경제전문가들의 95.3%가 공기업의
경영효율이 낮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일반국민의 80.4%와 경제전문가들의 93.1%가 단기적인 실업증가를
감수하고라도 공기업민영화를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일반국민의 74.4%와 경제전문가들의 88.7%가 경제사정에 상관없이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대답해 공기업 경영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불신을
보여 줬다.

재벌의 공기업민영화 참여에 대해서도 일반국민의 72.5%, 경제전문가중
84.6%가 찬성했다.

다만, 일반국민의 60%와 전문가의 76%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완수한 재벌
이거나 해당기업의 주력업종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재벌참여에 긍정적인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재벌 외에는 공기업을 인수해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고 외국기업보다는 차라리 재벌이
낫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벌의 공기업 인수에 따른 경제력 집중문제에 대해서도 기업구조조정으로
경제력 집중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의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재벌이든 중소기업이든 인수주체에 차별을 둬선 안된다"며 "그러나 부채비율
을 2백%로 맞춰야 하는 재벌로선 현실적으로 참여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남일총 KDI 연구위원은 "재벌의 공기업 인수는 대규모 차입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경제력 집중문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공기업을 외국기업이 참여는 일반국민의 절반이상(58.1%)은
외국기업의 공기업 민영화 참여를 지지했다.

경제전문가의 경우 69.1%가 찬성한다고 밝혀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보였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현실적인 공기업 민영화
수단으로 외국자본의 유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기업에 공기업 경영권을 넘겨 주는데엔 단계적인 접근방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경제전문가들은 "외국기업이 국내 공기업을
인수할 경우 공공서비스 인상 등으로 국민경제의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공기업 해외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가능성을 반대사유로 꼽는 응답자는
5%에 머물렀다.

한편 공기업 민영화 작업을 총괄하는 기획예산처는 "원칙적으로 재벌이나
외국기업의 공기업 민영화 참여에 아무런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다만
재벌개혁이나 대기업 재무구조개선약정 등을 감안해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