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요법은 병으로 병을 다스리는 치료법이다.

18세기 후반 독일의사 사무엘 하네만은 열병과 말라리아에 효과가 있는
키니네를 먹어봤다.

그런데 열이 나면서 말라리아환자와 비슷한 증상을 느꼈다.

키니네가 말라리아 환자에게는 치료효과를 주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도리어 말라리아 증상을 유발시켰던 것이다.

하네만은 이런 실험을 통해 어떤 병을 일으키는 인자가 과량으로 들어가면
병을 일으키지만 소량 섭취하면 약이 될수 있다고 확신했다.

여기서 동종요법을 착안했다.

동종요법은 국내에서는 아직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오홍근정신과의원(서울 서초동) 우리한의원(서울 아현동) 등에서 이러한
요법을 활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수 있는 동종요법은 많다.

감기에 걸렸을때의 동종요법으로 양파즙을 혀밑에 한 두방울 떨어뜨리는
치료법이 있다.

양파가 감기증상과 같은 기운을 담고 있는 것을 이용해 양파를 소량 체내로
흡수시켜 감기증상을 누그러뜨리는 요법이다.

면역요법 예방백신 향기요법 벌침치료 파동요법 약침요법 등이 동종요법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동종요법에는 생약재 동물 광물 병원균 등 거의 모든 재료가 쓰인다.

세계적으로 이 요법에 쓰이는 재료는 약3천종에 달한다.

대게 즙이나 가루 낸것을 물이나 알코올에 1백~1만배 정도로 희석해
복용한다.

외국 제약회사는 알약 연고제 주사제로 상품화하는 단계이다.

김수범 우리한의원 원장은 "병을 일으키는 인자를 찾아내 소량을 약으로
만들어 희석해쓴다"며 "원액을 흔들어 희석하는 과정에서 기가 증폭돼
치료효과가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환자에게 알맞는 약을 정확하게 골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치료효과를 충분히 설명해줘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있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이 요법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효험을 볼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종요법은 현대의학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병적 인자를 영적인 것으로 규정한 것을 첫번째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예컨대 양파에 감기기운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수 있느냐는 문제다.

또 병적 인자를 얼마만큼 복용해야 치료효과가 가장 높은지 정할수 있는
과학적 잣대가 없다고 꼬집고 있다.

희석하고 흔드는 과정에서 치료에 필요한 기 에너지가 커진다는 주장도
터무니 없다고 반박한다.

신비주의로 포장됐을뿐 과학적인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김수범 원장은 이에 대해 "동종요법은 다분히 기의 개념이 개입된 의념적인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종요법원료의 상당수가 생약재인 만큼 향기요법 약침요법 벌침요법
을 동종요법과 함께 병행한다면 적잖은 치료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