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환경단체가 산림파괴방지와 환경보호를 이유로 한국전력이
초고압변전소 부지로 계획하고 있던 강원도의 어느 산간부지를 구입한 일이
있었다.

그 땅은 1천여평에 불과했지만 설계상 변전소 계획부지의 중앙부로 한전측
은 결과적으로 변전소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던지 아니면 변전소 건설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물론 환경단체는 환경단체대로 할 말이 있고,한전은 한전대로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다.

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해서 원만한 결론을 도출해 내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 때문이다.

돌 하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 훼손하지 않은채 자연을 온전히 보존
하면서 그 속에서 자연의 일부로 살다 자연속에 묻히는 것이 인간의 소망
이지만 그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은 점점 발전해 온갖 문명의 이기들이 출현하고 있는데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그런 혜택을 누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협소하고 산이 많은 나라에서 농경지가 있는
평지를 이용한다는 것은 또다른 어려움이 있다.

환경보존이냐 질높은 인간의 삶이냐의 선택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분모를 찾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의
경우를 보면 서로가 서로의 주장만 고집한 채 항상 평행선을 긋고 타협을
못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다.

시설물을 건설하는 주체들은 공사비용과 공기에 무리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자연파괴를 최소화한다는 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환경단체들은 화학적 오염물질에 의한 파괴가 아닌 상태에서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면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지향하는 목표는 같은 것 아닌가.

국민들이 더 복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면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태영 < 서울 광진구 구의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