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관이 최초로 편찬한 국어사전이 나왔다.

국립국어연구원(원장 심재기)은 92년부터 시작한 "표준국어대사전"(두산동아
발행.전3권)의 편찬 작업을 마무리하고 상권을 한글날인 9일 출간한다.

나머지 2권은 11월말에 발간된다.

이 사전에는 표준어를 비롯, 북한어 방언 옛말 등 50여만 단어가 수록돼
지금까지 나온 사전가운데 가장 많은 단어가 담겨있다.

92년 한글학회가 발간한 "우리말 큰 사전"의 41만 단어, 옥스퍼드 영어사전
의 41만 단어를 뛰어넘는 방대한 규모다.

2백여명에 이르는 박사과정 수료 이상의 국어국문학 전공자가 집필과 교열에
참여했다.

전문어는 따로 1백20여명의 해당분야 전문가가 감수를 했다.

편찬작업에만 무려 1백12억원이 들었다.

연구원은 "그동안 국어사전들마다 표기나 표준어 판정에 적지 않은 차이를
보여 사전을 찾아보는 사람들마다 혼란을 겪어야 했다"며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등 정해진 원칙에 따라 단어 하나하나를
사정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 어원에 대한 충실한 정보를 반영했다.

해 최초의 출현형과 어원 출현 문헌을 제시한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글학회가 사전편찬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고 "사이 시옷" 쓰임새
등에 이견을 보이고 있어 기존 사전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련단체들도 "우리말 큰 사전"의 경우 57년 동안 작업을 한데 비해
7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기존의 잘못을 고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