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자가 아닌 일반인이 국어사전에 수록돼 있는 한자어휘의 오류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을 펴내 관심을 끌고 있다.

"울고 싶도록 서글픈 한국어학의 현실"(최한룡 저, 신정사, 7만원).

저자 최한룡씨는 국문학과는 거리가 멀다.

초등학교교사 금융조합서기 등으로 일한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전문가들도 어려움을 느끼는 사전연구에 뛰어든 건 우연히 양주동씨의
국어사전을 접하고서부터였다.

사전에 기록된 한자어의 장단표시가 70%이상 잘못된 사실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국어사전에도 한자어의 발음이 엉터리로
실려있었다.

그는 19년 동안을 조사와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존 사전에서 발견된 오류가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조선어사전"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최씨는 국어학자들이 잘못을 바로 잡기는 커녕 오히려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그는 중세 국어가 사성체계의 성조언어였다고 주장하는 설을
대표적인 오류로 지적한다.

또 한자음을 우리말로 발음할 때는 평성자는 짧게 읽고 상성자와 거성자는
길게 읽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전은 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국문학을 전공한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오류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이 책이 국어학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