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호 위원장 약력 ]

<> 37년 서울
<> 61년 서울법대
<> 문공부 기획관리실장
<> 영화진흥공사 사장
<> 예술의 전당 사장, 문화부 차관
<>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장
<> 96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 위원장
<> 중앙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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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0%가 넘는 입장권이 예약됐습니다. 기대이상의 영상축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14일부터 열흘간 항도 부산을 달굴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62)
집행위원장.

영화제 사령탑으로서 노심초사하던 그의 마음이 활짝 펴졌다.

입장권 예약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평일 예매율이 지난해보다 2배나 불어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부산관객들만 몰리는 게 아닌 것도 고무적이다.

예매관객의 25%가 타지역 영화팬들이다.

"관객이 보다 편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감독과의 대화시간을
늘려 참여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신경썼습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영화를 고르는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신뢰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그의 말대로 올 부산영화제의 관람여건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나아졌다.

상영관이 9개에서 12개로 늘었다.

상영횟수는 반대로 5회에서 4회로 줄었다.

영사기사 등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하는 등 서비스수준이 높아졌다.

영화감독.제작진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한 작품수도 크게 늘렸다.

영화는 장.단편을 포함 2백8편을 준비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시작해 모두 52개국의 영화를 선보인다.

"관객이 다양한 영상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평소에는 기대하기
힘들었던 나라의 영화도 많습니다. 감독들의 나이도 26세에서 92세까지
폭넓습니다. 풋풋함과 연륜에서 우러나는 필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영화제의 무게중심은 아무래도 아시아영화에 놓여있다.

새밀레니엄의 시작을 앞두고 "20세기 아시아영화의 조망"과 "21세기
아시아영화의 비전"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영화제가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젊은 영화제로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와 문화 및 한국영화산업 발전의 한 축을 이룬다는
평가에 특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제 기간중 부산지역에 떨어지는 돈이 1백억원가량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새 극장이 들어서고 영화사도 생기는 등 부산이 영상산업도시로
변하고 있어요. 시당국도 전담부서를 설치해 부산에서의 영화제작 편의를
적극 제공합니다. 부산영화제를 계기로 많은 한국영화들이 세계영화제에 대거
초청된 것도 큰 성과입니다"

그는 한국영화의 산업적 발전을 위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영화산업 발전에 필요한 민간부문의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만큼 투자성격의
공적자본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는 문화주권을 지키기 위해 한해 6천억원을 영상산업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우리도 공적투자를 늘려야죠. 다만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현행 스크린쿼터 유지는 한국영화산업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막입니다"

그는 문화부와 문화부 산하기관을 두루 거친 문화행정의 덕장으로 꼽힌다.

영화진흥공사(영화진흥위원회) 사장시절 영화공부를 한 덕에 세계
주요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영화에 대한 혜안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