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한 대 중국 보따리무역에 제동이 걸렸다.

보따리 무역은 외환위기때 달러박스로 여겨지거나 실업자들의 탈출구로
각광을 받아왔으나 최근 세관이 물품 반입량을 제한하고 나서 교역이 위축
되고 있다.

인천세관은 최근 1인당 3백kg의 휴대물품에 대해 면세혜택을 주고 농산물
통관에도 융통성을 발휘하던 방침을 바꿔 반입 휴대품의 면세혜택을 80kg
이내로 줄이고 농산물도 품목당 5kg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평균 70~1백t씩 반입되던 공산품과 농산물의 물량이 크게
줄어 들었다.

보따리 무역상들은 세관측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막대한 국내 재고품을
수출해 내는 보따리무역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6일 저녁에는 중국 다이렌에서 대인훼리를 타고 입국한 2백여명의
상인들이 입국장에서 7일 오후까지 농성을 벌이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들을 실어 나르는 해운회사들도 세관측이 모든 여행자의 휴대품 명세서를
작성해 달라는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해운사들은 "전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해운사가 여행자 휴대품 명세서를
작성해주는 사례는 없다"며 이같은 세관의 요구가 지나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임우규 인천본부세관장은 이에 대해 "보따리 무역이라도 모든 화물은
정상적인 통관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앞으로도 통관을 하는데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보따리무역은 한중 수교이후 시작돼 한중간 무역마찰, 관세시비 등 숱한
곡절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달 평균 2천t가량의 공산품을 실어내 연간
6억~7억달러 가량을 벌어들이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올들어 비슷한 규모의 중국산 농산물과 공산품이 밀려오는 상호교역
형태로 변모하자 세관측이 제동을 걸고나섰다.

< 인천=김희영 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