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NGO(비정부기구) 세계대회"가 11일 개막된다.

이 대회는 21세기 NGO의 역할을 정립하고 시민사회 행동규범을 설정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하게 된다.

참가하는 단체는 무려 4천여개.

선진국에서는 일찍부터 NGO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왔다.

특히 환경 소비자 인권 남녀평등 등의 분야에서 국가정책에 대한 NGO의
영향력은 절대적일 정도로 커졌다.

한국에도 행동력이 뛰어난 환경NGO들을 필두로 공식 비공식 NGO들이 수천개
로 추정된다.

그들의 활동은 매스컴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한국의 NGO들은 대체로 상반되는 두가지 평가를 받는다.

먼저 악조건에서도 과감히 투쟁하여 국정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써
NGO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반면 시끄럽게만 하지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고 비판하는 축도 있다.

이런 양쪽의 평가가 나름대로 일리가 있기는 하다.

우리 과거의 어려운 정치 사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그동안 행동력을
갖추고 적극적인 시민운동을 전개해온 시민 사회단체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 앞으로도 적극 후원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국정 감시자와 시민의 의견 대변자로서 NGO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역할은 새로운 세기를 맞아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이유만으로 NGO가 기존의 입장과 태도를 지속적으로 견지해도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높이 평가받아야 할 여러가지 활동에도 불구하고 NGO가 새롭게 대처해야
하고 반성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NGO가 우선 시급히 보완해야 할 가장 큰 점은 전문성의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의 강력한 NGO들은 어느 집단에도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국가 정책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NGO들도 전문가들을 대폭 참여시켜서 행동만이 아닌 전문성을 부각
시켜 나아가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성향이 높다고 비판
하고 있다.

이는 정책적인 대안의 제시없이 정부정책이나 기업의 행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되는 것이다.

대안의 제시는 이러한 오해의 불식을 위하여 필요할 뿐 아니라 NGO의 신뢰성
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대안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하나 그동안 NGO의 대안 제시에
있어서 치밀한 과학적인 검토가 부족한 인상을 주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NGO들은 눈앞에 벌어진 사태 해결에 급급하는 단기적인 활동
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목청 높은 소수집단의 이익보다는 말없는 다수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국가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의 NGO들은 조직과 규모가 영세하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활동방안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좀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가지 예를 들면 시민단체들 사이에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한 연대활동을
좀더 강화하여 활동력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최근 한 NGO의 내부 의견결정 과정에서 파급된 분란이 신문에 크게 보도되어
NGO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보완이 필요함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하여야만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시민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은 어떠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훼손되지 않아야만
됨을 NGO의 리더들은 다시 한번 유념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에 대한 NGO의 개선노력만으로 시민단체의 운동이 활성화
되기는 어렵다.

선진국의 경우 정부와 기업의 풍부한 재정적 지원이 NGO의 공정성과 투명성
을 지켜오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선진국처럼 좀더 재정지원을 강화하여 NGO들이 도덕적으로
깨끗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부의 노력보다 한층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회단체들의 긍정적 활동을
이해하고 동참하고자 하는 국민의 인식이다.

국민 한사람이 시민단체 한개이상 가입하고 있는 선진국처럼 우리도 국민의
참여도가 높아진다면 국정에 효과적 시민감시의 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져 선진국에 하루일찍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존중과 생명존중이 한결 중요해질 21세기에는 시민 사회단체의 활동이
더욱 의미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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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서울대 공대
<>미국 미네소타대 화공학박사
<>포항공대 겸임교수
<>대한환경공학회 부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