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과의 통일방안으로 홍콩식 "1국가 2체제"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고 홍콩의 영문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모닝 포스트는 워싱턴발 기사에서 북한의 백남순 외무상이 지난달 뉴욕의
유엔총회 참석 당시 사석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외교 소식통들도 이를 확인
했다고 전했다.

당시 미 국무부 관리들과 기업가, 학자들로 구성된 국제관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 소식통은 "(백 외무상이) 누구도 기대하지 못한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볼 때 획기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또 다른 소식통도 당시 참석자들이 백 외무상의 발언을 공개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한 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중대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북한 정부가 1국2체제의 실현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
이를 위한 정치 또는 경제적 개방의 동반 여부 등에 대해 알려진 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 외무상의 이같은 발언은 남북 관계가 악화됐으며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유엔 총회 연설 내용과 크게 다른 것이라고 신문은 논평
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 정부도 백 외무상의 이같은 발언 내용을 알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 외교관들도 (97년 7월1일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순조로운 주권
이양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혀 백 외무상의 발언 내용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