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약개발 아낌없는 투자를 .. 오우택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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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택 < 서울대 교수 / 제약학과 >
20세기 인류의 복지를 가능케했던 산업 중 제약산업을 빼놓을 순 없다.
의학의 발달로 불치로 여겨졌던 병의 원인이 점차 밝혀지고 이에 따라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1백여년 전 아스피린이 해열진통제로 제조돼 많은 사람들의 통증을
덜어주었고 페니실린이 개발돼 항생제의 초석이 됐다.
약품은 자연에서 추출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되거나 간에 두 가지 기준을
가져야 한다.
즉 약품은 효능이 뛰어나야 하며 또한 안전해야 한다.
약효는 뛰어나지만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면 약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이러한 두 특징을 검사하기 위해 많은 동물실험과 오랜 기간의 임상시험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하자가 없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신약으로 허가가 난다.
신약개발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신약개발에는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
하나의 신약을 만드는데 약 1천억원에서 많게는 5천억원의 경비가 든다.
기간도 평균 15년이 걸린다.
신약개발산업은 일단 개발돼 성공을 거두면 약 20~30%의 순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오메프라졸(위궤양 치료제)의 연간
판매액은 약 5조원이며 순이익은 1조5천억원 정도 된다.
자동차를 몇 대 팔아야 이런 순이익이 생길까.
신약개발이 "현대판 금광"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외형만 크다고 해서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제약산업은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약품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기초의학 생물학 약학 등의 고른 발달은
물론 이를 합성하고 추출하는 정밀화학의 발달이 있어야 한다.
자원은 없으나 교육열이 높은 한국현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적절한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신약산업은 바로 미래산업이다.
다가올 미래엔 가히 "약품천국"을 맞이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까운 미래엔 현재 인류를 괴롭히는 당뇨병 고혈압은 옛말이 될
것이며 항암제가 개발돼 암의 위험을 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뇌졸중이나 치매가 약품으로 치료되고 노화를 억제해 모두가 젊고 장수하게
될 것이다.
감기나 전염병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질 것이다.
피부와 모발의 색깔도 변화시켜 모두가 "백인"임을 자랑하며 아침마다 먹는
한 알의 알약 덕택에 먹고 싶은대로 먹어도 비만으로 고생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가히 신약은 그 재료와 대상이 무궁무진하며 인간의 문명이 존재하는 한
이를 위한 연구와 개발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선플라"라는 항암제가 국내의 모 연구소에서 국산 신약1호로 허가받아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조만간 제2,제3의 국산신약이 곧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국내의 신약산업에 대한 미래가 장밋빛처럼 들릴지 모르나 실상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내 신약개발의 전망이 어두운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제약사가 너무 영세
하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전부를 합쳐도 외국 굴지의 한 회사 개발비에도
못 미친다.
국내 제약사는 규모도 작지만 개발투자 자체에도 인색하다.
외국의 제약사가 판매액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반면 국내
제약사는 5%를 넘지 않는다.
신약개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후보물질을 합성해서 여러 시험을 거치고 이 가운데 최종 1개가
선택되고 장시간의 임상시험에 성공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이를 인내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경영진의 자세가 절대 필요하다.
짧은 시기에 큰 이익만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황금알은
가질 수 없다.
우리의 제약산업은 이제 막 도약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외국기업이 개발한 것을 국내 시장에 팔기만 했는데 이제 막 신약을
개발하기 시작해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국내제약
업계는 아직도 자금 연구인력 임상실험실 등등의 개발 인프라가 많이 부족
하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이 어떻든 정보산업과 함께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신약개발 산업에 우리는 뛰어들 수밖에 없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라면 굳센
의지를 갖고 돌파해야 할 것이다.
신약개발 투자를 게을리한다면 다가오는 21세기는 남의 것이 되고 만다.
< utoh@plaza.snu.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제약학과
<>미국 오클라호마대 이학박사
<>통증발현연구단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
20세기 인류의 복지를 가능케했던 산업 중 제약산업을 빼놓을 순 없다.
의학의 발달로 불치로 여겨졌던 병의 원인이 점차 밝혀지고 이에 따라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품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1백여년 전 아스피린이 해열진통제로 제조돼 많은 사람들의 통증을
덜어주었고 페니실린이 개발돼 항생제의 초석이 됐다.
약품은 자연에서 추출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되거나 간에 두 가지 기준을
가져야 한다.
즉 약품은 효능이 뛰어나야 하며 또한 안전해야 한다.
약효는 뛰어나지만 치명적인 독성이 있으면 약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이러한 두 특징을 검사하기 위해 많은 동물실험과 오랜 기간의 임상시험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하자가 없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신약으로 허가가 난다.
신약개발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신약개발에는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
하나의 신약을 만드는데 약 1천억원에서 많게는 5천억원의 경비가 든다.
기간도 평균 15년이 걸린다.
신약개발산업은 일단 개발돼 성공을 거두면 약 20~30%의 순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오메프라졸(위궤양 치료제)의 연간
판매액은 약 5조원이며 순이익은 1조5천억원 정도 된다.
자동차를 몇 대 팔아야 이런 순이익이 생길까.
신약개발이 "현대판 금광"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외형만 크다고 해서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제약산업은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약품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기초의학 생물학 약학 등의 고른 발달은
물론 이를 합성하고 추출하는 정밀화학의 발달이 있어야 한다.
자원은 없으나 교육열이 높은 한국현실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적절한 산업이
아닐 수 없다.
신약산업은 바로 미래산업이다.
다가올 미래엔 가히 "약품천국"을 맞이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가까운 미래엔 현재 인류를 괴롭히는 당뇨병 고혈압은 옛말이 될
것이며 항암제가 개발돼 암의 위험을 잊을 시기가 올 것이다.
뇌졸중이나 치매가 약품으로 치료되고 노화를 억제해 모두가 젊고 장수하게
될 것이다.
감기나 전염병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이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질 것이다.
피부와 모발의 색깔도 변화시켜 모두가 "백인"임을 자랑하며 아침마다 먹는
한 알의 알약 덕택에 먹고 싶은대로 먹어도 비만으로 고생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가히 신약은 그 재료와 대상이 무궁무진하며 인간의 문명이 존재하는 한
이를 위한 연구와 개발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선플라"라는 항암제가 국내의 모 연구소에서 국산 신약1호로 허가받아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조만간 제2,제3의 국산신약이 곧 선보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국내의 신약산업에 대한 미래가 장밋빛처럼 들릴지 모르나 실상
현실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내 신약개발의 전망이 어두운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제약사가 너무 영세
하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비 전부를 합쳐도 외국 굴지의 한 회사 개발비에도
못 미친다.
국내 제약사는 규모도 작지만 개발투자 자체에도 인색하다.
외국의 제약사가 판매액의 2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는 반면 국내
제약사는 5%를 넘지 않는다.
신약개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를 가지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후보물질을 합성해서 여러 시험을 거치고 이 가운데 최종 1개가
선택되고 장시간의 임상시험에 성공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이를 인내하고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경영진의 자세가 절대 필요하다.
짧은 시기에 큰 이익만을 추구하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가진다면 황금알은
가질 수 없다.
우리의 제약산업은 이제 막 도약기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외국기업이 개발한 것을 국내 시장에 팔기만 했는데 이제 막 신약을
개발하기 시작해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꾸준한 노력으로 많이 개선됐지만 국내제약
업계는 아직도 자금 연구인력 임상실험실 등등의 개발 인프라가 많이 부족
하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이 어떻든 정보산업과 함께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신약개발 산업에 우리는 뛰어들 수밖에 없다.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그리고 그것이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라면 굳센
의지를 갖고 돌파해야 할 것이다.
신약개발 투자를 게을리한다면 다가오는 21세기는 남의 것이 되고 만다.
< utoh@plaza.snu.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제약학과
<>미국 오클라호마대 이학박사
<>통증발현연구단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