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주장'만 요란한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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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
꼴이다.
국감 초기엔 자정 가까이 열기를 품던 회의가 저녁시간만 되면 서둘러
마무리된다.
피감기관의 업무현황보고를 줄이는 등 건전한 "시테크"노력도 엿보이지만
마땅히 들어야 할 답변을 듣지않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열린 건설교통위원회의 한국공항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아예
공단 이사장의 답변을 듣지 않은 채 오후 5시께 일찌감치 감사를 마쳤다.
30명에 달하는 의원들은 무려 7시간에 걸쳐 공항의 안전에 일부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등 진지한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돌연 서면으로 대체하자고
나선 것이다.
다음날 거리가 먼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를 위해 "체력 비축"을 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많은 인천공항감사에서도 의원들은 대부분의 답변을 서면으로
요구한 뒤 오후 8시께 회의를 끝냈다.
국감보다 더 중요한 주말일정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정무위의 경우 지난주 3일동안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지만
금감위원장의 답변을 듣지 않았다.
오는 15일 열리는 마지막 날 감사에서 일괄 답변을 듣겠다는게 그 이유였다.
대부분의 상임위는 보통 이런 식이다.
국감에 임하면서 각 정당들은 일문일답으로 문제를 파헤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 각오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고 있다.
의원들은 "일괄질의.일괄답변"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일문일답을 하면 시간이 길어져 효율적 의사진행이 어렵다는게 의원들의
변명이다.
그러나 피감기관들은 "의원들의 질의에 잘못이 있으면 답변을 통해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데도 반론권 기회가 아예 봉쇄돼 버렸다"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건설적인 토론이 있을 때 상응한 대안이 제시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논리가 빈약하고 자료가 불충분해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괄답변 서면답변을 선호한다는 오해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건교위 감사에서 무려 10여명의 의원들이 지하차도에
사용된 방수제 "벤토나이트"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 시찰에서 의원들은 지하차도를 직접 확인하자는 공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의원들의 자신감 부족으로 "토론"은 없고 "주장"만 난무하는 내실없는
국정감사가 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 김남국 정치부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
꼴이다.
국감 초기엔 자정 가까이 열기를 품던 회의가 저녁시간만 되면 서둘러
마무리된다.
피감기관의 업무현황보고를 줄이는 등 건전한 "시테크"노력도 엿보이지만
마땅히 들어야 할 답변을 듣지않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열린 건설교통위원회의 한국공항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아예
공단 이사장의 답변을 듣지 않은 채 오후 5시께 일찌감치 감사를 마쳤다.
30명에 달하는 의원들은 무려 7시간에 걸쳐 공항의 안전에 일부 치명적
결함이 있다는 등 진지한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돌연 서면으로 대체하자고
나선 것이다.
다음날 거리가 먼 인천국제공항공사 감사를 위해 "체력 비축"을 해야 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그러나 문제가 많은 인천공항감사에서도 의원들은 대부분의 답변을 서면으로
요구한 뒤 오후 8시께 회의를 끝냈다.
국감보다 더 중요한 주말일정이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
정무위의 경우 지난주 3일동안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였지만
금감위원장의 답변을 듣지 않았다.
오는 15일 열리는 마지막 날 감사에서 일괄 답변을 듣겠다는게 그 이유였다.
대부분의 상임위는 보통 이런 식이다.
국감에 임하면서 각 정당들은 일문일답으로 문제를 파헤치기로 했었다.
그러나 그 각오는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 되고 있다.
의원들은 "일괄질의.일괄답변"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일문일답을 하면 시간이 길어져 효율적 의사진행이 어렵다는게 의원들의
변명이다.
그러나 피감기관들은 "의원들의 질의에 잘못이 있으면 답변을 통해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데도 반론권 기회가 아예 봉쇄돼 버렸다"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건설적인 토론이 있을 때 상응한 대안이 제시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논리가 빈약하고 자료가 불충분해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괄답변 서면답변을 선호한다는 오해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건교위 감사에서 무려 10여명의 의원들이 지하차도에
사용된 방수제 "벤토나이트"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정작 현장 시찰에서 의원들은 지하차도를 직접 확인하자는 공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의원들의 자신감 부족으로 "토론"은 없고 "주장"만 난무하는 내실없는
국정감사가 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 김남국 정치부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2일자 ).